국민의힘 김웅 의원(왼쪽)이 13일 국회 의원회관 내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대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예상균 검사와 수사관 등을 지켜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압수수색 집행을 끝내면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제보자 조성은씨가 김웅 의원으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속 고발장 최초 전송자가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現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윤곽이 드러나면서 공수처가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 등의 소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고발장 접수 이후 조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당시의 텔레그램 원본 등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가 조씨의 참관 하에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 등을 다운로드한 로그 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씨는 고발장 최초 발송자인 '손준성'이 손 검사와 동일인물이라며 이를 입증할 자료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 최초 발송자인 '손준성'의 텔레그램 프로필이 손 검사의 프로필과 일치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공수처에 김 의원이 조씨가 전달한 방식 그대로 고발장 사진파일을 전달한 것이다. 텔레그램의 '전달' 기능으로 봤을 때 고발장을 처음 전송한 손준성은 손 검사라는 설명이다.
조성은씨 텔레그램에 남아 있었다는 '손 준성' 계정 캡처. 조씨 제공텔레그램의 '전달' 기능으로 파일을 보내면, 이전에 전달한 사람의 이름이 '000 보냄'으로 계속 남아있어서다. 예를 들어 텔레그램을 통해 A씨로부터 파일을 받은 B씨가 '전달'을 눌러서 C씨에게 보내더라도, C씨의 파일 위에는 'A씨 보냄'이라고 뜬다. 'A씨 보냄'을 누르면 A씨의 텔레그램 프로필이 나오는데 휴대전화 변호와 연동돼 있다.
지금까지의 증거들을 종합해보면 최소한 손 검사가 누군가에게 '전달했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했는지, 김 의원에게 바로 보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텔레그램 전달 기능에선 중간 전달자는 나오지 않고 최초 발송자만 '보냄'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 검사가 전날 새벽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수처의 수사가 속도를 높여야 할 명분도 쌓였다. 조씨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검사의) 원래 계정이 살아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탈퇴가 돼 있는 걸 여기 방송에서 PD 등과 다같이 봤다"면서 "원래 손 검사 이미지가 뜨다가 갑자기 순식간에 탈퇴했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증거 인멸은 아니다"라면서도 "보도에 나온대로 텔레그램을 폐쇄하는 행위 등을 보면 왜 빨리 수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향후 수사에서 손 검사가 고발장을 작성하지 않았다면 누가 작성했는지, 왜 누군가에게 전달했는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연관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손 검사의 진술을 통해 확인되어야 하는 상황인만큼 피의자 및 참고인의 소환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