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도심 내 비(非)아파트 공급을 늘리기 위해 규제 완화를 단행하기로 했다.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의 전용면적을 기존 50㎡ 이하에서 60㎡ 이하로 확대하고, 2개 공간(전용 30㎡ 이상 기준 침실‧거실 각 1개)으로 제한한 공간 구성을 4개(침실 3, 거실 1)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허용 기준은 전용 85㎡ 이하에서 120㎡까지 넓힐 방침이다.
1~2인가구를 중점 대상으로 한 이러한 도심 내 대안 주거지가 3~4인용으로도 기능하도록 면적을 넓히고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공급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갈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단지형 아파트에 비해 공급 속도가 상당히 빨라 단기에 공급을 확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매매와 전세시장 안정에 고르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현장 업계에서는 "정부가 빠른 결단을 내렸다"며 환영 의사를 밝히고 있다.
주택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2차 공급기관 간담회가 지난 9일에 있었는데, 1주일도 안 돼 발표가 난 셈"이라며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 업계 의견이 여럿 수용돼 빠르게 발표가 난 만큼, 환영할 만한 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의견 수렴을 거쳐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예고한 만큼, 임대주택 건설 활성화 등 다른 건의 사항들에 대한 결단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아파트 중심의 규제 완화가 주거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정부가 '공급' 중심 정책을 강조한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이라면서도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서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가령 저층주거지에 도시형생활주택이 다수 들어서는 식으로 향후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 역시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애초부터 주차장 등 요건이 완화한 형태인데, 주거지역에 도시형생활주택이 늘어난다면 쾌적한 거주 여건을 형성하는 것과 맞지 않을 수 있다"며 "공간 구성의 완화로 가족형 평형이 늘어나는 것 역시 주차 문제 등을 부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거용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는 방안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의 경우 3기신도시 입주 이전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릴 텐데, 전세시장에 단기적인 안정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공기가 짧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빠른 입주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정말 '부족한' 지역에서 건설업체가 얼마나 뛰어들지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효과를 장담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파트와는 단지 규모와 내부 커뮤니티시설 등 각종 편의성, 시세 차익 기대 등 차이 때문에 수요자의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수요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어설픈 풍선효과를 자아낼 수 있다는 우려와도 연결된다.
서 학회장은 "규제 완화로 가격 상승으로 투기 세력의 관심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며 "분명한 투기 방지 대책이 준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