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출동 장면. 대구시 제공화재가 발생하거나 생명이 위급할 경우 찾게 되는 119 신고전화 중 출동이 필요하지 않은 비(非)출동 건수가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난전화나 업무를 방해하는 전화 등 민원 전화의 비중은 오히려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12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19신고전화 접수 건수 추이'에 따르면 최근 119 신고전화는 2018년 1138만 4521건, 2019년 1145만 6766건, 2020년 1127만 4559건으로 꾸준히 1100만 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 평균 3만건이 넘는 전화가 119로 걸려오는 셈인데, 문제는 이들 전화 중 실제 119 출동을 필요로 하는 전화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출동 관련 신고 건수는 2018년 432만 2202건(38.0%), 2019년 437만 5325건(37.8%), 2020년 423만 4670건(37.6%)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순민원, 장난전화, 업무방해, 무응답, 오접속, 유관기관 이첩 등 직접 119 출동이 필요하지 않은 비출동 관련 신고는 2018년 706만 2319건(62.0%), 2019년 719만 1441건(62.2%), 703만 9889건(62.4%)로 해마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단순민원을 비롯한 장난전화와 업무방해 등 안내민원은 2018년 29.3%, 2019년 28.8%, 2020년 29.0%로 비출동 신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잘못 걸린 전화나 전화를 걸어놓고는 제대로 응답하지 않는 오접속과 무응답도 2019년과 2020년 25.0%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 사진공동취재단무분별한 신고 전화로 인한 피해는 소방관은 물론 다른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경남소방본부가 지난해 9월 실시한 119종합상황실 소방관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전체 직원의 57.9%가 상황실 업무로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매우 많이 느낀다 17.5%, 느끼는 편이다 40.4%)
아울러 지난해 9월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에 접근했을 당시 강풍에 깨진 유리창에 의해 손목을 다친 60대 여성이 119 전화 폭주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쳐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 등 긴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정작 119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오영훈 의원은 "119신고전화의 기능은 화재와 사고 시 더 빠르고, 안전하게 골든타임을 확보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119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장난전화나 단순민원을 줄이는 시민정신과, 비출동과 출동 업무를 분할하고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려는 소방청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