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홍창기가 21일 키움과 홈 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낸 뒤 동료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잠실=LG프로야구 LG가 홍창기의 종횡무진 활약에 극적으로 3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LG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홈 경기에서 5 대 5로 비겼다. 3일 연속 키움에 당한 1점 차 패배를 당할 뻔한 고비에서 마지막 날 벗어났다.
2연패에서 탈출한 LG는 69승 56패 10무로 3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가 없는 1위 kt(73승 55패 8무), 2위 삼성(73승 57패 8무)와 승차를 각각 2.5경기, 1.5경기로 유지했다.
홍창기가 영웅이었다. 이날 홍창기는 5타수 3안타 1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1회부터 상대 선발 정찬헌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2루까지 진루한 홍창기는 채은성이 날린 행운의 우선상 2루타 때 홈을 밟아 1 대 1 동점 득점을 기록했다. 홍창기는 3회도 1사에서 우전 안타를 날려 멀티 히트와 출루를 이뤘다.
특히 1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홍창기는 선두 타자로 나와 유격수 내야 안타를 때려냈다. 이후 LG는 대주자 김용의가 상대 마무리 김태훈의 견제구가 빠진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고, 서건창의 좌익수 뜬공 때 소중한 동점을 만들었다.
올 시즌 홍창기의 277번째 출루다. 한 시즌 출루 역대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팀 선배 김현수가 2015년 두산 시절 달성한 276출루를 제치고 단독 10위에 올랐다. 2출루만 더하면 2004년 브룸바(당시 현대)의 역대 9위 기록(278출루)도 넘어선다.
올해 홍창기는 135경기에서 277출루를 이뤄 경기당 2번 이상을 기록 중이다. 9경기를 남긴 가운데 산술적으로 18번 정도 더 출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295출루로 역대 3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역대 한 시즌 출루 최다는 2016년 당시 한화 김태균(은퇴)의 310출루다. 2위는 2015년 NC에서 뛰던 테임즈의 296출루, 3위는 2003년 당시 현대 심정수(은퇴)와 2016년 당시 삼성 최형우(현 KIA)의 287출루다. 홍창기는 상황에 따라 테임즈를 넘어 역대 2위도 바라볼 수 있다.
올 시즌 홍창기는 LG의 보물이나 다름 없다. 이날 활약으로 타율이 3할2푼9리까지 상승해 NC 양의지(3할2푼7리)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특히 1위인 출루율은 4할5푼4리로 상승해 kt 강백호(4할5푼1리)와 격차를 더 벌렸다. 162안타 93득점 4홈런 51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홍창기는 타선이 약한 팀을 이끌며 '창기 트윈스'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다.
아까운 장면도 있었다. 홍창기는 3 대 4로 추격한 4회 1사 1, 2루에서 정찬헌으로부터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상대 2루수 송성문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웃이 됐다.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된 장면이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타석에서 기어이 팀을 구해냈다. 2016년 데뷔 후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홍창기. 과연 역대급 출루 머신으로 어디까지 순위를 높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