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LG전자가 올해 3분기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미국 월풀을 제치고 상반기부터 이어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1위에 등극할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생활가전(H&A) 부문의 3분기 매출이 7조 611억 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4.7% 늘어난 것으로, LG전자의 단일 사업본부 분기 매출액이 7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LG전자는 3분기 매출 54억 8800만 달러(약 6조 3500억 원)에 그친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3분기에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제품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며 "북미, 유럽, 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상반기 매출액이 13조 5천억 원으로, 11조 9천억 원에 그친 월풀에 1조6천억원 가량 앞섰다. 3분기 누적 기준 두 회사의 매출액 격차는 2조 3천억 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생활가전 부문에서 매출 5조 1551억 원으로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블랙프라이데이 등 북미지역 유통행사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월풀에 1조원가량 뒤처지며 연매출 기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면서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기준 글로벌 1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풀은 4분기에 LG전자보다 2조 3천억 원 이상 더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한다. 지난해 4분기에는 LG전자를 약 9천억 원 앞섰다.
연합뉴스LG전자는 4분기 생활가전 시장은 연말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이 원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업계 1위 위상과 차별화된 제품경쟁력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추진하는 동시에, 현지화 전략도 강화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수익성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의 경우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월풀에 앞서며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LG전자는 2조 3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월풀(1조 8900억 원)과의 차이를 벌렸고, 올해 상반기에도 1천억 원 이상 앞섰다.
올해는 3분기 들어 월풀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돼 LG전자의 1위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월풀은 3분기 영업이익이 5억 5천만 달러(약 63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3분기에 505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결국 반도체 대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성탄절에 양사가 어떤 성과를 내는지에 따라 생활가전 부문 '세계 1위'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