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이한형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은 31일 경선 마지막 TV토론에서 각각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꺾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자부하며 총력전을 펼쳤다.
홍준표 후보는 '고발사주 책임론'을, 유승민 후보는 민감한 이슈인 '식용 개고기 찬반' 입장을 물으며 윤석열 후보를 압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열 번째이자 마지막 TV토론에서 네 명의 후보들은 민주당 이 후보를 정면 겨냥했다. 오는 5일 국민의힘 공식 후보로 선출된 직후부터 곧장 이 후보와 승부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본선 경쟁력에 초점을 둔 것이다.
유 후보는 "정책과 토론에서 저는 이 후보를 압도할 수 있다"며
"특히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기본 시리즈는 제가 가장 오랫동안 비판해왔고 중도 확장성이 제일 강하다"고 했다. 홍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자신의 지지율을 거론하며
"10월 4주차 10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상대로 제가 1위를 기록했다"며 "2040세대 지지율에서도 이 후보를 압도하고, 호남에서 제 지지율이 20% 이상이 나오고 있다"고 강점을 설명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튜브에서 상세한 설명 등으로 이른바
'대장동 1타 강사'로 꼽히는 원희룡 후보는 "제가 링에서 내려가는 순간 이 후보는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유유히 도망갈 것"이라며 "저는 이 후보에 대한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제가 이 후보와의 싸움을 맡아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오랜 기간 검사로 활동한 이력을 언급하며
"부패 공화국으로 남아서 퇴보를 할 것인지 아니면 부패를 일소한 깨끗한 선진국이 돼 청년 세대에게 희망 있는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대장동 사건 이외에도 대형 권력형 비리가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고, 부패 카르텔 구조가 단단하게 바닥에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오른쪽부터),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 국회사진취재단네 명의 후보 모두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피력하며 공방을 벌였다. 유 후보는 "지금 계속 대장동 게이트 이야기만 나오는데 대통령은 검사가 아니"라며
"이 자리에 1경(경제전문가), 3검(검찰)으로 검출 출신이 세 분이나 있다. 경제를 평생 공부했던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나머지 세 명의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훌륭한 정치 선배들이 있지만,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는 것이 많은 사람들을 담아 중도 확장하는 데 유리하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가 예고된 점을 언급하며
"여기 계신 두 분(유승민‧훙준표)이 4년 전 각자 대선에 출마해 야권 분열 대선을 치렀다"면서 "저는 안 대표와 아무 악연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를 향한 공세도 이어졌다. 홍 후보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이 후보 책임 53.2%, 국민의힘 법조인 책임론이 37.4%로 나왔다. 이 후보 책임이 맞겠죠"라고 동의를 구하자 "당연하다"고 답했다. 홍 후보가 재차
"같은 여론조사에서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윤 후보 책임이 47.1%, 정치적 공격이란 의견이 33.4%인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윤 후보는
"그런 또 희한한 통계만 또 뽑았다. 마지막 날인데 수준을 좀 높여서 토론하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윤 후보가 '개 식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 1500만명이 개 식용 문제에 민감하다"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식용 개라고 하는 것은 따로 키우지 않냐"며 "개인 입장에선 (개 식용에) 반대하지만 법 제도화는 여러 사람의 합의가 필요하다. 차별금지법도 같은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이날을 끝으로 공식 TV토론이 마무리된 가운데 대다수 후보들은 보수 텃밭인 대구를 방문하는 등 당심(黨心)잡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전날 대구 서문시장과 수성못 등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고, 유 후보는 전날부터 이틀 간 대구에 머물며 동성로 방문 인사 등을 통해 막판 집중 유세를 펼쳤다. 홍 후보는 오는 1일 대구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연 뒤 서문시장 등을 방문하기로 했다. 원 후보만 이날 성남시 백현동 인근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데 집중했다.
'당원 50%‧일반여론조사 50%' 방식이 적용되는
본경선은 1~2일엔 모바일 당원투표, 3~4일엔 ARS 전화 당원투표 등 1~4일까지 당원투표가 진행된다.
일반여론조사는 3~4일까지 이틀 간 실시되고, 이를 합산해 오는 5일 최종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