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연합뉴스서울시 한 시내버스 회사에서 TBS 청취를 금지하는 공지사항을 전파했다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시민은 평소 방송인 김어준씨와 대립각을 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TBS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강남 일대를 운행하는 440번 서울 시내버스 25대에는 TBS라디오 방송을 틀지 말라는 취지의 공지가 내려왔다.
논란은 한 누리꾼이 온라인상에 서울 시내버스 440번에 전파된 공지사항을 촬영해 올리면서 불거졌다. 사진을 살펴보면 시내버스 기사들이 보는 단말기(BIS)에 '<서울시/운수사>"라디오방송(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이라는 공지사항이 떠 있다.
이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방침이 아닌 버스회사의 자체 공지"라며 "이런 지시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문제의 440번 버스를 운행하는 대성운수 측도 8일 오전 10시 24분경 한 승객이 흥분한 상태로 '교통방송을 자주 틀고 소리가 너무 커서 불편하다'는 민원을 강하게 제기했고, 직원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기사들만 볼 수 있는 단말기에 이같은 공지를 내린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성운수 측은 "단말기 공지사항의 '글자 수 입력(20자)' 제한 때문에 '교통방송 틀지 말 것'이라고 축약돼 공지가 나갔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시민은 "메시지에 '서울시/운수사'라고 명기돼 있다. 자체 공지사항이었다면 '대성운수'라고 쓰고 공지를 내려야하지 않나"고 의문을 제기했다. "승객이 항의했다면 해당 버스칸에서 볼륨을 줄이면 될 일", "졸렬한 변명", "서울시에서 언론탄압?" 등의 반응도 쏟아졌다.
김어준 씨와 과거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함께 진행했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의 사진을 공유하며 "'서울시'의 '메시지'인데 '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 메시지가 서울시나 tbs와 무관하다고?"라며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