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올해 초과세수 규모를 놓고 여당과 정부 간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그 규모가 커지는 게 소망스럽지만, '엉터리 세수 추계' 비판에 직면한 기획재정부는 정반대 입장이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6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확인한 바로는 올해 초과세수가 지난 7월 정부가 예상했던 31조 원보다 훨씬 많은 50조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특히, 윤호중 원내대표는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초과세수 규모를 축소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제기하면서 "의도가 있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할 사안"이라고까지 말했다.
초과세수 규모와 관련해 윤 원내대표가 언급한 정부 예상 31조 원은 지난 7월 기획재정부가 2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반영한 31조 5천억 원을 의미한다.
현재 논란인 초과세수는 올해 실제로 걷힐 국세수입 총액과 2차 추경 세입 예산(314조 3천억 원)의 차액을 뜻하므로 윤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올해 초과세수 규모는 19조 원 안팎인 셈이다.
국세수입 현황. 기재부 제공윤호중 원내대표 "기재부 축소 의도였으면 국정조사 사안"
이는 "10조 원 남짓"이라는 기재부 입장과 크게 엇갈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밝힌 올해 초과세수 규모다.
"10조 됩니까?"라는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 질문에 홍남기 부총리는 "그보다는 조금 넘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기재부는 16일 출입기자들에게 '9월 재정동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초과세수 규모와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가 국회 예결위 등에서 말한 대로"라며 '10조 원 남짓' 입장을 고수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국세수입 누계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조 8천억 원 더 걷힌 274조 5천억 원이었다.
국세수입 '진도율' 즉, 2차 추경 세입 예산 대비 국세 징수액 비율은 이미 90%에 육박했다.
10월부터 12월까지 올해 4분기 국세수입 규모가 지난해 4분기(70조 8천억 원)와 같은 수준만 유지해도 올해 국세수입 총액은 345조 3천억 원에 이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원 기자4분기 세수 지난해 수준이면 올해 초과세수 최대 31조 원
이렇게 되면 2차 추경 세입 예산 314조 3천억 원을 뺀 올해 초과세수 규모는 31조 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과세수 규모가 기재부가 주장하는 10조 원 남짓이 되려면 올해 4분기 세수가 지난해 4분기 대비 20조 원 이상 줄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재부는 "지난해 경우 코로나19 피해 업종 세정 지원 차원에서 5월에 내야 할 종합소득세를 10월로 유예해 10월 세수가 이례적으로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재부는 "올해 10월 납부분 부가가치세와 11월 예정된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납부를 각각 내년 1월과 2월로 유예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4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대비 세수 개선세가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세수 39조 1천억 원 가운데 5월 종합소득세 유예분은 3~4조 원 수준이었고, 내년으로 납부 유예되는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규모는 각각 2조 6천억 원과 1조 9천억 원이다.
올해 4분기 세수가 지난해 4분기보다 20조 원 이상 줄어 결국 올해 초과세수 규모가 10조 원 남짓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재부 논리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