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가든마켓 전경.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만국가정원 인근에 건립된 순천만가든마켓은 국비 포함 300억 원이 투입된 정원 자재와 정원수를 취급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정원수 유통단집니다.
순천만가든마켓은 순천시와 시민 주주가 참여한 주식회사 농업법인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든마켓 사업은 올해 초 급물살을 타며 불과 10개월 만에 준공식까지 마쳤지만, 시작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17년 산림청 국비건의사업에 선정된 가든마켓은 3년 간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올해 초 사업에 속도가 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지연시킨 이유로 국비 수억 원을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사업을, 한달 전인 지난 10월 개소를 목표로 급하게 추진하면서 순천시가 사업에 대한 공청회도 한번도 열지 않은 채 일방적인 행정을 보인겁니다.
순천시는 최근 순천만가든마켓에서 현장 간부회의를 진행했다. 순천시 제공 이를 지적하는 의회와의 갈등으로 가든마켓은 지금까지 험로를 걸었습니다.
지난 3월 가든마켓 설립과 운영 조례안은 의회를 통과했지만, 5월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하기 위한 순천시의 출자금 10억 원에 대한 예산안은 전액 삭감됐습니다.
이유는 시가 시의회에 10억 원의 출자금 예산안을 제출하면서도 출자를 할 수 있는 근거 조례를 만들지 않은 채 내민 겁니다.
행안부 지침에 따르면 조례가 제정된 후에 출자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절차마저 빠뜨리고 밀어붙인 시의 행정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생계 위협에 대한 우려를 보인 관내 꽃집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도 부딪혔습니다.
지난 7월 10억 원의 출자금 조례안을 마련한 시는 예산안은 통과시켰지만 소상공인들은 정원과 관련된 물품을 종합적으로 취급하는 가든마켓이 운영될 경우 생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반발한 겁니다.
순천시 꽃집 상인 한 명이 순천만가든마켓 건립에 따른 생존 직격탄을 우려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독자 제공 이들은 집회와 1인 시위, 소상공인 보호 대책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시의회도 이들의 입장을 고려해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지 않을 상생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시는 '소매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소상공인들은 주식회사 특성상 이 같은 방침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정관에 이 내용을 포함시키든지, 운영에 참여시켜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시는 지난 12일 예정대로 가든마켓 준공식과 함께 코로나19로 1년이 연기된 2020 대한민국정원산업전을 개최했습니다.
그러나 주식형태의 가든마켓을 민간주주가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민간위탁 동의안'에 대한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은 채 준공식만 열어 가든마켓은 정원산업전이 끝나자마자 문을 닫았습니다.
순천만가든마켓에서 열린 2020대한민국 정원산업전 모습. 순천시 제공 순천시는 다음달 21일까지 열리는 올해 마지막 정례회에서는 어떻해서든지 민간 위탁 동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반면 의회는 '속도보단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앞서 말한 부분들이 시정되지 않으면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300억 원의 세금으로 지어지고 700여 명의 시민주주가 참여한 순천만가든마켓. 국내 최대의 조경수 유통단지인 순천만가든마켓의 정상 운영을 위해서 남은 기간 시가 소통 행정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