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와 포항공대 연구진이 함께 개발한 지문인식 센서. ETRI 제공기존보다 두께를 대폭 줄이고 인식 범위도 전면으로 넓힐 수 있는 지문 센서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3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전자부품제조기업 클랩(CLAP)과 함께 기존 센서에서 주로 사용한 실리콘 대신 유기물을 활용해 더욱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내놨다.
주로 손에 빛을 쏘면 지문 굴곡으로 달라지는 음영을 센서로 수집해 이미지를 추출하는 방식의 지문인식 장치는 크게 광센서와 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어레이로 구성된다. 광센서를 만들 때 기존에는 주로 실리콘을 사용했지만, 연구진은 비스플루로페닐 아자이드(Bis(Fluorophenyl azide))라는 물질을 도핑한 유기물을 이용했다.
유기물은 실리콘보다 광 흡수능력이 좋고 실리콘보다 작은 두께로 광센서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리콘은 흡수할 수 있는 빛을 파장대별로 구별하기 위해서 컬러 필터를 추가해야 하지만 유기물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두께를 대폭 줄이면서 센서 모듈 부피를 작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자 간섭도 줄일 수 있어 필름형 지문 센서 제작에 유리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몰리브덴 산화물/금/몰리브덴 산화물로 구성된 3중층 상부 전극을 개발해 빛을 위에서 받는 형태로 광센서를 만들었다. 빛을 아래서 받는 기존 방식보다 두께를 줄이고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 지문 센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피를 대폭 줄이면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화면 일부만이 아닌 전면(全面)에서 지문인식 기능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활용도 가능하고 이미 기존에 널리 쓰이는 제조공정을 사용해 제작할 수 있어 빠른 양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영삼 책임연구원은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와 달리 생체 인식 기술은 고유한 신체 특징을 활용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크다"며 "개발한 고성능 필름형 지문 센서는 휴대폰, 노트북, 현금지급기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