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드라마 '경찰수업'에서 강선호 역을 연기한 배우 진영. 비비엔터테인먼트 제공진영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다재다능하다. 작곡부터 프로듀싱 그리고 연기까지, 뭐든지 탁월한 재능을 보여왔다. 여기에 끊임없는 노력까지 더해져 아이돌 출신 배우들 중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KBS2 드라마 '경찰수업' 강선호 역 또한 영리한 선택이었다. 첫사랑에 서툰 경찰대학생과 성장하는 해커 청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갈피를 잡기 쉽지 않은 군 제대 후 복귀작이었음에도 최고 시청률 8.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성공했다.
생각해보면 그가 주연급인 작품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둬 왔다. 프로듀싱에 능한 진영은 자기 역할만 보지 않고 전체 숲을 조망한다. 진영에게 음악과 연기는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본업이다.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금의 진영이 됐다.
진영은 군 공백기 동안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차근차근 나아가는 법을 배웠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은 앞으로 그가 보여줄 에너지를 기대하게 한다. 그의 목표대로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그날까지 성장은 계속된다. 다음은 진영과의 화상 인터뷰 일문일답.
Q 8%를 넘는 시청률을 달성하며 사랑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에게 시청률의 의미는?A 신선함과 배우들의 합이라고 생각한다. 워낙 다 같이 친했고 잘 맞았다. 시청률은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에는 시청률이 다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물론 저도 마음을 편하게 갖고 임하긴 했다. 너무 감사하고 만족한다. 생각보다 낮게 잡고 있었는데 너무 잘 나와서. (웃음)
Q 강선호 역을 연기할 때 어떤 점에 집중해서 연기했나. 주위 피드백도 궁금하다A 고등학생 역할에서 풋풋한 새내기로, 점점 더 성장하면서 진중해지고 차분해지는 모습, 뭔가 세상을 알게 되는 모습을 연기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주변에서는 '너는 왜 하는 게 다 잘 되냐'는 이야기를 한다. 운이 따랐던 것도 있고, 대본을 읽을 때 대본만 보지 않고 여러 가지 전략적으로 이걸 어떻게 하면 좋아할까, 어떤 분들이 좋아할까 생각하면서 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Q 유동만 교수 역의 차태현과는 거의 극 중 멘토 관계였는데 실제로는 어땠을까A 실제로도 제게 멘토였다. 어쨌든 저와 가장 많이 호흡했기에 선배의 생각과 감정이 중요했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제 작업실에 잠깐 와서 대본 연습도 하고 연기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차기작 고민이 있을 때도 "생각이 드는 걸로 바로 가야 된다. 바로 '고'(Go) 해라"고 한 말이 와닿았다. 정말 오래 탑스타이지 않나. 그분만의 노하우가 있더라.
KBS2 드라마 '경찰수업'에서 강선호 역을 연기한 배우 진영. 로고스 필름 제공Q 강선호는 오강희(정수정 분)에게 첫눈에 반한다는 설정이다. 진영은 어떨 때 반하는지 궁금하다. 강선호 역과 본인 싱크로율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지A 예의 바른 모습이 배어 있을 때 되게 매력적이다.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그런 모습들은 몸에 배어야만 나오는 거라서 상당히 매력적이다. 선호는 뭔가 하나에 딱 꽂히면 그걸 끝까지 해내니까 그걸 배우고 싶긴 했다. 그렇게 하려고 저도 노력한다. 연애에 대해선 선호가 좋아해도 말을 잘 못하고 뒤로 빠지는 스타일인데 저는 마음에 든다면 딱 고백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 점은 달랐다.
Q 작곡 등 음악 활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나. 가수로서의 진영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다. B1A4 재결합 가능성도 궁금하고A 음악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 같다. 음악에 대한 기대, 새로운 장르에 대해서도 기대를 하는 분들이 많아서 빨리 빨리 보여드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준비하고 있고 지금도 (곡을) 많이 쓰고 있다. 연기만 해야 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걸 안하는 건 아쉽다고 생각이 든다. (재결합은) 팬들이 원하는 거니까 할 수 있으면 저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음악 작업을 할 때 연기 경험이 도움이 되기도 할까A 영감은 경험에서 많이 얻는 거 같다. 예전에도 어릴 때 연애를 해서 쓴 게 정말 많다. 장소 같은 경우도 중요하다. 집이나 작업실에서 작업하다가 밖에 나가서 노래를 들으면 되게 달라진다. 연기 캐릭터 덕분에 음악의 영감이 떠오를 때도 많다. 여러 캐릭터들 마음을 이해하고 생각하면서 음악을 쓴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 연기 경험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한다.
KBS2 드라마 '경찰수업'에서 강선호 역을 연기한 배우 진영. 비비엔터테인먼트 제공Q 작품이 끝났는데 가장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연기나 음악 외에 관심사가 있을까
A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걸 가장 해보고 싶다. 요즘에는 골프를 좀 배우려고 한다. 한두 번 정도 배우러 갔었는데 그 뒤로 안 갔다.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기도 했고, 멀기도 했어서…. 이번에는 제대로 해서 '머리를 올린다'고 하지 않나. 필드에 나가보고 싶다.
Q 벌써 10년 차 연예인이고, 군대도 다녀왔다. 데뷔 초와 지금 비교해 달라진 자세나 마음가짐이 있다면A 마음가짐 자체는 똑같다. 계속 더 잘하고 달려 나가자, 뭔가 해내자는 마음가짐이 있었는데 확실히 조금 더 차분해지긴 했다. 걱정도 너무 안하고 생각도 깊어졌다. 나쁘게 깊어진 게 아니라 좀 더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변한 거 같다. 군 입대 초반에는 공백기 때문에 불안감도 사실 있었는데 그때 '그래, 괜찮아. 나도 나와서 열심히 잘하면 돼'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러다 심적으로 많이 차분해졌다. 외적으로는 목소리가 변했다, 얼굴선이 변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운동을 했더니 몸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Q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지금까지 왔다. 이제 배우로서 다음 스텝은 무엇이 있을까A 다음 스텝은 잘 모르겠지만 만약 온다면 지금까지 했던 걸 잘 살려서 준비해서 열심히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저만의 생각이다.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렸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다. '다채로운 색깔의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다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정말 부럽고, (그렇게 되려면) 정말 어렵고, 모두가 그렇게 되고 싶을 거다. 그 배역이 됐을 때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이 제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