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밤 UAE(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출장길에 오른다. 지난달 24일 열흘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 12일 만이다.
관계부처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난 뒤 곧바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데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로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다음 공판 기일인 16일까지 9일 간의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은 '기업인 패스트트랙'을 정부 기관에 제출하면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출장길에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하며 정보통신(IT), 5G 등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이어 그해 9월에는 추석 연휴를 이용해 사우디의 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와 만나 여러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2일 사우디 투자부(MISA)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우디의 국가혁신 전략에 맞춰 에너지, 도시, 인프라 개발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도 중동 고위층을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이 연내에 유럽을 찾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중앙지법이 이달말부터 내년초까지 2주간 겨울철 휴정기를 갖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이달 16일에 이어 23일 재판에 출석한 뒤 내달 13일까지 20일 간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회사인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 기술 책임자(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동안 해외를 찾지 못한 만큼 이 부회장이 재판 공백을 이용해 틈틈이 해외를 찾아 네트워크를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