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8시.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울도 남쪽 해상.
닷새 전 베트남에서 출항한 1만 3천t급 컨테이너 화물선은 평택항으로 순항하고 있었다. 도착까지 3시간 남짓한 상황에서 선장이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갑판장 A(24·베트남 국적)씨. A씨는 위스키 2잔을 연거푸 들이킨 뒤 선장 B(44·중국)씨가 있는 조타실로 올라갔다. 이어 곧바로 B씨에게 향한 뒤 가져온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당시 조타실에는 조타수와 당직자도 함께 있었지만,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다 보니 대처를 하지 못했다. 범행 뒤 A씨는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동료들을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이상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연합뉴스평택해양경찰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담긴 CCTV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를 살인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사건 당시 화물선에는 A씨 등 19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발생 직후 동료 선원들은 해상교통관제센터를 통해 해경에 신고했다. A씨는 특별한 저항 없이 해경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선장 B씨가 평소 괴롭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경은 A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면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A씨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일부 정황만 파악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검사 결과 이후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