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 2022년 투자계획.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산적한 경영 불안요소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내년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기업의 절반은 내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9.5%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0.6%)고 응답했다.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들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계획이 있는 기업의 62.7%는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기업은 5.9%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투자가 줄거나 정체됐던 2021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이 선뜻 투자결정을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의 투심 위축은 조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들은 △2022년 경제 전망 불투명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를 주요한 이유로 꼽았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 △투자여력 부족도 기업들이 투자를 하기 어려운 이유로 내세웠다.
반면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산업내 경쟁력 확보(50.0%) △사업 진출(25.0%) △노후설비 개선(12.4%) 등을 위해 투자를 한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고용 및 노동규제'(35.3%)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기업투자 리스크 요인(복수응답) .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58.4%)은 2022년 경제환경을 올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환경이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4.8%,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6.8%로 조사됐다. 내년도 투자에 부정적 변수로 원자재가격 상승(52.9%),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차질(17.6%),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17.6%),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불안(17.6%), 미·중 갈등 장기화 및 중국 성장률 둔화(11.8%)를 꼽았다.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글로벌 소비회복과 반도체, 2차전지 등 신성장분야 경쟁력 우위, 수출 호조, 선진국의 대규모 인프라·친환경 투자 집행 등은 내년도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경연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긴축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미중갈등, 국제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내년에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한경련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응답기업 101개사)을 대상으로 2021. 11. 22. ~ 2021. 12. 02까지 진행했다. 조사방법은 설문지를 통한 전화면접(CATI), 팩스, 이메일 조사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본오차 ±8.71%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