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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임금 개편안 동의 '강요' 논란, 직원들 아우성

울산

    현대重 임금 개편안 동의 '강요' 논란, 직원들 아우성

    지난 12월 15~16일 사무기술직 과장급 이상 대상
    내년 1월부터 적용 임금체계 개편안 동의서 받아
    동의 받는 과정서 절차 무시하고 강요 주장 나와
    SNS 글에는 '회사 이쁨 받기 위한 임원들이 압박'
    노조 "기명 작성 거절하기 힘들어, 의견 수렴 없어"
    사측 "강요 안된다고 사전교육, 문제된 동의서 무효"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전경 건물. 반웅규 기자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전경 건물. 반웅규 기자 최근 현대중공업이 사무기술직 과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임금체계 개편안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강요와 겁박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회사에 충성하는 임원과 부서장들이 부하 직원들에게 동의를 강요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22일 현대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5~16일 사무기술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임금체계(새 임금제도) 개편안 동의서를 받았다.  

    이번 개편안은 현행 약정임금 50%를 지급하는 휴가비와 40만 원의 생일축하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등 임금체계를 기본급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월 33.3%의 상여금과 업적금을 능력급으로 합치도록 하면서도 이를 기본급의 50% 수준에서 평가에 의해 차등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별도로 지급하는 격려금과 월차 12개를 폐지하고, 연차촉진제도 시행에 따라 연월차 수당 정산을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회사 적자시 성과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을 58세(임금의 80%)에서 56세(임금의 90%)로, 바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리 회사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라온 글. 인터넷 화면 캡처우리 회사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올라온 글. 인터넷 화면 캡처문제는 임금체계 개편안 관련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잡음을 넘어 직원간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부서에서는 중간관리자가 보는 앞에서 동의서를 작성하거나 반대라고 쓴 직원이 관리자 면담 이후 찬성으로 바꿨다는 사례가 있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부서는 '눈에 띄는 행동이 있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거나 사내 분위기상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찬성한 직원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급기야 한 직원은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메일 주 내용은 임금제도 개편은 직원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어서 어떤 회유나 강압 없이 직원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직원은 그러면서 동의 절차를 다시 밟아 줄 것과 개인 의사 결정에 개입하는 인원에 대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사장에게 요청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과장급 이상 직원이 기명으로 동의서를 작성하는데 불만이 있어도 거절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월차 폐지나 능력급제, 임금피크제 연령 등 근속이 높은 직원에게 불리한 조항들이 많은데 그만큼 성과를 못 내면 퇴사하라는 것과 다름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1월부터 개편안을 시행한다면서 일주일 만에 설명회와 동의서를 받고, 직원들 의견 수렴이 깡그리 무시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직원이 정 사장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이라면서 동의서 찬성도 81%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동의 절차에 앞서 지난 9~10일, 13~14일 진행된 온라인·현장 설명회에서 직원들에 대한 강요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충분히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회유와 강압 사례를 일일이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된 동의서에 대해서는 무효처리 했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또 "새해부터 적용되는 임금제도 개편은 각종 제수당 등 복잡한 계산을 기본급 중심으로 개선하고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 이상균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고정연봉 수준을 대폭 높이는 등 임금 인상이 가능한 임금체계 개편은 직원들의 생활 안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책임급 직급 통합을 통해 승진자 중심의 성과평가 문제점을 개선하는 동시에 모든 직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보상의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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