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걷는 그리스 아테네 시민. 연합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세를 타고 세계 곳곳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유럽인들이 연중 최대 휴가철로 여기는 크리스마스 시즌이지만, 27일(현지시간) 집계된 그리스와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래 가장 많았고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눈에 띄는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휴일 영향이 반영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그리스의 경우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사상 최다인 9284명으로 거의 1만 명에 달했고 일일 사망자 수는 66명으로 집계됐다.
심상찮은 코로나19 확산세에 그리스 보건당국은 내년 1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음식점·바 등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제한하는 한편 테이블당 인원은 6명 이내로만 허용하고, 유흥업소에서는 입석을 금지하며 스포츠 경기 입장 인원도 경기장 정원의 10% 이내, 최대 1천 명으로 제한하는 방역 강화 조처를 발표했다.
덴마크 보건 당국이 이날 발표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만6164명으로 처음으로 1만5천 명을 넘어섰다.
인구 580만명가량의 덴마크는 10만 명당 감염자가 161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도 이날 672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인구 36만 명가량의 아이슬란드에서는 이달 중순까지 일인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은 적이 없다.
지난해 가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0명을 넘지 않았다.
오미크론의 확산 이후 유럽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쏟아지고 있는 영국의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8515 명으로 전날인 26일(10만3558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 24일 신규 확진자사 12만2천 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줄었지만, 휴일 영향에 집계방식 차이로 스코클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확진자 수가 전부 또는 일부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추세적인 감소세인지 예단하기 어렵다.
오미크론의 무서운 확산 양상 또한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현재 잉글랜드에서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 90%가량은 오미크론 감염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이날 신규 확진자 역시 3만383명으로 전주 10만 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감소했으나 현지 당국자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프랑스 정부는 오히려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오미크론의 확산세를 잡기 위해 재택근무 의무화, 실내외 행사 인원 제한 등 방역 규제 강화 조처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던 호주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1만명대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가 하면 오미크론 감염 사망자도 발생했다.
지난 26일 기준 호주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9957명이고, 27일 집계는 아직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지 않았으나 일부 사설 집계 사이트는 1만명 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월 초만 해도 20~40명 선이었다가 이후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이달 초까지는 1천 명대 중반에 머물러 있었다.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거의 1년 만에 다시 20만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주 전보다 69% 증가한 20만1330명이었다고 26일 집계했다.
NYT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을 돌파한 것은 올해 1월 19일(20만1953명) 이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미 지난여름 확산 때의 정점(16만4374명)은 훌쩍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