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아재 고사관수도. 경남도청 제공경상남도는 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큰 관아재 고사관수도 등 9건을 경남도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우선 '고사관수도'는 학식 높은 선비가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경치를 구경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 문인화가 중 한 명이며 겸재(謙齋) 정선(1676~1759), 현재(玄齋) 심사정(1707~1769)과 더불어 삼재(三齋)로 불리는 관아재(觀我齋) 조영석(1686~1761)이 그린 작품이다.
조영석이 1735년 의령 현감 부임 때 무암(无庵) 조야(1679~1760)에게 그려준 부채 형식의 그림으로, 1743년 조야를 다시 만나 조야의 초상화와 그림을 그리게 된 내력을 추가한 것으로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크다.
'진주 남악서원 김유신 영정'과 '진주 남악서원 최치원 영정'은 구한말에서 근대기까지 활동한 대표적 초상화가인 채용신(1850-1941)이 1921년에 그린 작품이다. 김유신과 최치원의 모습을 매우 뛰어난 사실적 묘사가 뛰어나다.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인물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창원 성주사 무염국사 진영'은 통일신라시대 구산선문 중 보령의 성주산문(聖住山門)을 개산한 무염국사(800~888)의 모습을 1876년에 조성한 것으로, 같은 시기의 진영과 비교할 때 사례가 드문 산수를 배경으로 해 그려진 면에서 희소성이 있다. 19세기 중후반 진영의 형식과 표현 기법을 잘 구사하고 있다.
'창원 정법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양산 통도사에 있던 것을 정법사 개창 후 이운한 것으로 가늘고 긴 상반신에 넓은 하반신의 신체 비례, 큼직한 코에 입꼬리가 올라간 큰 입술과 밝은 표정, 가늘고 길쭉한 손, 발끝을 덮어 아래로 흘러내리는 둥근 옷자락 등의 형태가 특징으로, 17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 후기 불상의 특징을 따르면서도 개성 있는 무염계(無染系) 조각승의 표현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창원 정법사 목조관음보살좌상. 경남도청 제공'성씨세고'는 부사(浮査) 성여신(1546~1632)을 중심으로 그의 아들과 손자들이 당대에 교유한 인물들 사이에 주고받은 작품들이다. 16세기 후반부터 1682년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필사돼 전해온 유일본이며 특히, 여기에 수록된 많은 작품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그 가치가 더욱 크다.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고된 문화재는 '성여신 부사집', '창원 성주사 신중도', '하동 법성선원 복장물' 등 모두 3건이다.
'성여신 부사집'은 남명 조식의 문인인 부사 성여신의 문집으로 1785년 초간됐지만, 이 책은 초간되기 전에 쓰여진 필사본으로 문집 간행 때 원고로 사용됐다. 조선 후기 진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향촌사회 내부 지식인들의 인식 변화를 고찰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창원 성주사 신중도'는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선신(護法善神)을 그린 불화로 1892년 수화승 민규(玟奎)의 대표적인 작품이며 화면은 전반적으로 복잡하지만, 짜임새 있는 화면 구성과 안정감 있는 인물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9세기 후반 신중도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하동 법성선원 복장물'은 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하동 법성선원 목조여래좌상'의 내부에서 확인됐다. 목조여래좌상과는 제작 시기가 달라 서로 연관성은 없지만, 발원문의 기록을 통해 후령통을 비롯해 복장물이 1639년에 조성됐음을 알 수 있다.
경남도 김옥남 가야문화유산과장은 "이번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 지정 예고는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충분히 밝혀진 문화재를 도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 관리하기 위한 절차"라며 "지정 예고된 문화재들이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도는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다음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도 유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