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 '더 앞으로, 더 제대로 서울'에서 선대위원장들과 출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7일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 인터뷰한 것을 두고 일부 남성 지지자들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이 소속 의원들이 모여있는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오히려 실이 많은데도 도대체 왜 이런 곳에 후보를 출연하게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성토했다.
닷페이스는 2030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24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로 소수자와 청소년 빈곤, 기후변화, 플랫폼 노동 등의 의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밤 의원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 "
대통령 후보는 '법륜 스님'이 절대 아닙니다. 철저하게 선거 전략을 위해서 뛰어야 할 시기에 왜 '젠더 갈등'에 후보를 올라타게 했는지 저희의 전략적 실수"라는 글을 올렸다.
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대위가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한 것을 언급하면서
"저쪽이 실수해서 초토화된 것을 보고도 똑같은 실수를 했다"며
"'닷페이스' 이런 곳 나가면 2030 여성표가 나오나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의 주도로 이 후보의 '닷페이스' 출연은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에는 이 후보 측이 CBS 뉴미디어채널인 '씨리얼' 출연을 약속했다가 김 의원의 반대로 출연이 연기된 상태다.
'씨리얼'은 사회적 소수자 이슈를 주로 다뤄 온 채널이지만, 일부 남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무분별한 '반페미니즘'과 '여혐 낙인찍기'에 민주당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인 김 의원이 적극 호응한 것.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도 "표만 좇아 민주당이 '여혐의 길'로 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이 후보의 '닷페이스' 출연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 후보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닷페이스' 출연과 관련해 "주권자를 가려가며 의견을 듣는 것은 옳은 정치가 아니다"라며 "정치는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받아 대리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주권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늘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로서 국민을 '표로만 보지 않겠다'는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기본소득 정책 발표를 위해 국회 소통관에 들어서고 있다. 같은 당 박찬대, 김남국, 윤후덕 의원 등이 보인다. 윤창원 기자김 의원이 성토 글과 함께 텔레그램 방에 첨부한 커뮤니티 반응 역시 비판의 소지가 있다.
김 의원은 디씨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 딴지, 클리앙을 진보 성향 커뮤니티로, 펨코(FM코리아)를 보수 성향 커뮤니티로 분류해 이들의 반응을 '지지자의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해당 커뮤니티에 올라온 회원들의 반응을 문서 형식으로 요약해 첨부했는데 '후보님 틀렸습니다. 근처도 안 가야 하는 게 맞아요", "지금까지 2030 밭갈이 한 거 다 날아갔다", "그럼 일베도 가야 하는 것 아니냐", "닷페이스 출연 섭외한 측근 짜르세요", "캠프에 진짜 메갈이 잠입해 있나보네요" 등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것은 물론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야 할 국회의원이 오로지 대선을 표 계산만으로 접근하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의원 단체 텔레그램방에서는 김 의원의 성토글 이후 이렇다 할 반응이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본인의 발언들이 오히려 대다수 국민들의 반감을 일으킨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