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모 시민단체 대표 이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 모습.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인물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자살이나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12일 서울 양천경찰서에 따르면 시민단체 '차별 없는 시민 가정연합회' 대표 이모(54)씨가 전날 오후 8시 40분쯤 양천구 신월동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의 누나는 전날 오후 8시 35분쯤 "동생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신고했다. 이후 이씨의 지인은 이씨가 투숙하는 모텔 측에 객실 방문을 요청했고, 종업원이 객실에 방문했으나 인기척이 없자 비상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있는 이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 시신에서 외상 등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객실에는 누군가 침입한 정황이나 극단적 선택에 쓰이는 도구, 유서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해당 모텔에서 장기 투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이에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13일 오전 중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씨 지인과 유족으로부터 '이씨가 생전에 건강한 편은 아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씨 지인은 "이씨가 평소 술을 많이 마셔 건강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며 "사업 실패 이후 생활고를 겪어 지인들이 십시일반 도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 또한 이날 오전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이씨가 생전에 몸이 좋지 않았다. 가족력으로 심장이 안좋고 당뇨도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2018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때 검사 출신의 이모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상장사 주식 20억원어치를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에 제보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수사 단계부터 상고심에서 무죄가 확정될 때까지 다수의 변호인을 선임했는데, 이 후보의 재산이 재판 전후로 약 3억원만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대납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녹취록을 근거로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이다.
한편 이씨는 생전 페이스북을 활발히 이용해왔다. 그는 이달 7일 '범죄자 핏줄'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재명 후보 가족 범죄사'가 적힌 사진을 마지막으로 업로드 한 뒤 지난 8일부터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