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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평균 '4.5일에 한 번' 미사일 쏘는 北…보여줄 건 신무기뿐?

국방/외교

    [영상]평균 '4.5일에 한 번' 미사일 쏘는 北…보여줄 건 신무기뿐?

    핵심요약

    올들어 1월 18일까지 4번 미사일 도발…1월 5일, 11일, 14일, 17일
    2번은 '극초음속 미사일', 2번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경제는 점점 어려워져 가니 보여줄 것은 신무기뿐?
    2번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불시 발사 가능'과 '실전배치·품질관리 자신감'
    말은 '전술'핵무기지만, 실제론 '전략'적 의도도 내포
    1년 전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공언한 그대로 무기 개발 진행

    북한이 2022년 쏴올린 미사일. 왼쪽부터 각각 5일·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14일·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뉴스1 제공북한이 2022년 쏴올린 미사일. 왼쪽부터 각각 5일·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14일·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뉴스1 제공
    올들어 지난 18일까지 북한은 미사일을 4번 쏴 올렸다. 1월 5일과 11일에 이른바 '극초음속 미사일', 14일과 17일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각각 두 번씩이다.

    특히 1월 11일에 쏜 북한 주장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는 거의 2년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기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꽤 의미가 있다. 북한이 나름대로의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한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딱히 대책도 없어 우리 정부만 골치를 썩고 있다.

    HGV? MaRV? 새해 벽두부터 '극초음속 무기다' vs '아니다' 남북 기싸움

    18일 동안 4차례 발사했으니 간격을 보면 평균 4.5일이다. 북한은 5일과 11일에 이른바 '극초음속 미사일'을 쏴 올리면서 새해 무력시위를 시작했다.

    하필이면 이 미사일 비행 특성 등이 선진국들도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에 가깝다는 점 때문에 한국 국방부는 7일 브리핑을 자처해 이 미사일 성능이 '기동형 전방체' 또는 '기동탄두 재진입체'라고 번역되는 MaRV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초록색 선)과 HGV(빨간색 선)가 비행하는 모습. 파란 점선은 레이더 탐지 범위.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 'Hypersonic Weapons: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일반적인 탄도미사일(초록색 선)과 HGV(빨간색 선)가 비행하는 모습. 파란 점선은 레이더 탐지 범위.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 'Hypersonic Weapons: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극초음속(hypersonic)은 음속(340m/s)의 5배, 즉 마하 5 이상을 뜻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도 마하 5를 기록하는 일 자체는 흔하다. 추진력이 강력한 로켓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이며, '극초음속'을 기록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극초음속 무기'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극초음속 무기로 인정받으려면 지속적으로 극초음속을 유지하며 여러 번 변칙 기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MaRV는 탄착 때까지 극초음속을 유지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대신 표적을 향해 낙하하는 종말단계에서 탄두 자체가 기동하면서 일정 부분 비행경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국방부는 5일에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 이틀 뒤 "사거리와 측면기동 등 성능이 과장돼 있으며 현재 한미 연합자산으로 탐지와 요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까지 참관한 자리에서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험발사는 개발된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며 성공을 자축하기도 했다.

    최고속도는 마하 10으로 탐지됐는데, 정작 합동참모본부는 이 속도가 어떤 단계에서 나왔는지 제대로 밝히지 않아 혼란을 부추겼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는 상승 단계에서의 최대속도, 즉 말하자면 일반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단계에서의 최대속도가 마하 10이다"며 "활공속도가 마하 10이라는 말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정은 새해 첫 공개행보가 극초음속 미사일…보여줄 건 무기뿐?

    사실 전문가들도 HGV와 MaRV를 정확하게 구분하거나 정의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둘 중 어느 쪽이든 북한이 '강대국들이 개발하는 무기를 우리도 개발했다'며 이를 내부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생각해 보면 계속되는 경제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 상황에서 경제 분야 성과가 나올 리가 없는데, 인민들 생활은 점점 어려워져 간다. 보여줄 것은 무기밖에 없는 셈이다.
    김 위원장(사진 가운데)은 지난 11일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한 뒤 무기 연구 개발 부문의 핵심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뉴스1 제공김 위원장(사진 가운데)은 지난 11일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한 뒤 무기 연구 개발 부문의 핵심 성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뉴스1 제공
    또 올해는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80주년에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지 10년이 지난 '혁명적 대경사의 해'이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10년의 최대 성과로 '핵무력 완성'을 꼽아 왔다.

    HGV는 탄도미사일을 1단 추진체로 쓰는데, 관영매체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추진체는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비슷하다. 여기에 쓰인 백두산 엔진은 화성-14형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도 그대로 쓰인다. 실제로 러시아가 실전배치한 HGV '아방가르드'는 UR-100N(NATO 코드명 SS-19 스틸레토) ICBM을 추진체로 써서 마하 20 속도를 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해 첫 공개행사가 바로 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참관이었다. 기존 핵무력과 결합해 고도화를 꾀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성공을 올해 첫 성과이자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경제와 국방 5개년 계획에 적극 호응하라고 주문하는 셈이다.

    극초음속 지나가니 이번엔 단거리 탄도미사일, 노림수는?

    '극초음속 미사일' 성능이 '최종 확증'되고 나니 이번엔 3일 간격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새로운 무기가 아니라 기존에 운용하던 무기들이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와 사진을 종합해 보면 14일에는 평안북도에서 '철도기동미사일연대'가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2발을, 17일에는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북한판 에이테킴스'로 불리는 KN-24 2발을 쏴 동해에 있는 표적에 명중시켰다.
    북한 관영매체가 14일 "2발의 전술유도탄으로 조선(북한) 동해상의 설정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뉴스1 제공북한 관영매체가 14일 "2발의 전술유도탄으로 조선(북한) 동해상의 설정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뉴스1 제공
    북한은 2번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각각 "철도기동미사일연대는 이날 오전 총참모부(한국군 합동참모본부에 해당)로부터 불의(불시)에 화력임무를 접수하고 신속히 지적(지정)된 발사지점으로 기동하여 2발의 전술유도탄으로 조선(북한) 동해상의 설정목표를 명중 타격했다",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되고 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고 발표했다.

    가만히 뜯어보면 전자는 '굳이 며칠 전부터 준비하지 않아도 지휘부 명령이 내려오면 정해진 위치로 기동해 신속히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후자는 '전술유도탄들이 이미 실전배치되고 있으며 그 품질관리에도 자신이 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전술핵무기지만 '전략적 의도'…진짜 문제는 '우리도 알지만 대책이 없다'

    맥락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려면 김정은 총비서가 했던 발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월 제8기 중앙지도기관 성원과 기념사진 촬영한 김정은 총비서(가운데). 뉴스1 제공지난해 1월 제8기 중앙지도기관 성원과 기념사진 촬영한 김정은 총비서(가운데). 뉴스1 제공
    지난해 1월 북한의 가장 큰 정치행사인 8차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핵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현대전에서 작전임무의 목적과 타격대상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하고 초대형 핵탄두 생산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감으로써 핵위협이 부득불 동반되는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각종 군사적 위협을 주동성을 유지하며 철저히 억제하고 통제관리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단 '각이한 수단'이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회색지대(gray zone, 전투나 전쟁 위험을 피해 일부러 점진적이고 애매모호하게 목표 달성을 노리는 것) 분쟁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은 떨어진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면, 무력시위를 하는 민병대가 탄 보트 두어 척에 전략핵무기를 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략핵무기뿐만 아니라 전술핵무기를 개발해 실전배치하면, 실제 사용할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때그때 상황과 수위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할 수 있다. 본래 핵무기는 사용되지 않게 하는 것이 진짜 목적인, 역설적인 속성을 띠고 있는 정치적 무기이기 때문이다.

    외교부 함형필 국방협력관(육군대령)은 지난해 '북한의 핵전력 변화 고찰: 전술핵 개발의 전략적 함의'라는 논문에서 "전술핵무기는 재래식 전력 열세를 보완하고 공격전술의 완성도를 제고할 뿐 아니라, 다양한 핵태세와 유사시 핵·재래식 전력 통합 운용을 보장해 최고지도자에게 융통성 있는 전략 옵션들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쓰지 않을 무기라고 해도 쓰겠다고 공표하기 위해선 당연히 만전을 기해 만들어야 한다. 언제든 임무만 떨어지면 쏠 수 있고, 품질관리까지 잘 되고 있으면 북한이 주장하는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명목으로 한 대내외 선전에 모두 효과가 있다.

    마침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날로 불안정해지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환경과 국제정세의 흐름은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춤없이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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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들이 설정해 놓은 목표와 계획에 따라 첨단 전략전술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정확성·안전성·운용효과성을 제고시키려 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남한의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과 연속성을 갖고 국가방위력 강화를 잠시도 늦추지 않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북한의 행보를 알고도 말 그대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매번 지적하지만, 2019년 5월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 상황에서 매번 나오는 규탄 성명이 효과가 있을 리 없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은 계획을 모두 공개해 놓고 순차적으로 움직이니 군사적 행동을 사전에 예견할 수 있지만, 이를 뻔히 알고도 한미가 도발을 제어할 수 있는 실효적 수단이 없다. 북한이 요구하는 대화와 협상 선제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며 "당분간 '악순환의 악순환'이 계속될 전망이니 발사 때마다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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