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중국에 도착한 3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일명 '폐쇄루프'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경기장, 선수촌, 훈련장 등을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하는 방식이다. 중국(베이징)=박종민 기자[편집자주] 2022 베이징 올림픽 취재 뒤에 담긴 B급 에피소드, 노컷뉴스 '베이징 레터'로 확인하세요.
짐을 싸는데, 이걸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에 먼저 도착한 팀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버블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호텔 밖으로는 단 '1'도 나갈 수 없고 외부와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다고 하네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하면 환영합니다. 안전하게 올림픽을 마치는 것은 모두의 바람입니다. 그리고 안전의 대가는 비쌌습니다.
■ 풍문으로 들었소..호텔 볶음밥 한 끼에 6만원? 캐리어 한 칸을 차지한 음식들. 노컷뉴스준비 중 고민이 많았던 것은 먹는 것입니다. 호텔 식당만 이용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어느 나라나 호텔식은 비쌉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죠.
저희가 예약한 숙소의 1일 숙박비가 약 30만원 수준이란 것을 감안할 때 호텔 식사비용도 예상이 갑니다. 풍문으로는 볶음밥 같은 식사 한 끼에 5~6만원을 받는다고 하니 두려움이 앞섭니다.
30리터 대형 캐리어의 한 칸은 식료품이 차지했습니다. 20일 넘게 있기 때문에 도저히 호텔식으로는 출장 경비를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옷이 들어갈 자리가 밀려났습니다. 겨울옷이라 두껍기까지 한데 어쩔 수 없네요. 의(衣)와 식(食) 중에서 저는 식을 택했습니다.
■ 인천-베이징-호텔, 천리행군보다 피곤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 태극전사 선수단 본진과 함께 출국하는 시간은 31일 오전 10시. 출국 수속도 밟고 선수들 취재가 있어서 새벽 4시부터 준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니 출국장 한편에 가득 쌓인 선수단의 짐이 눈에 띄었습니다. 각종 장비부터 의약품, 식량(?)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출국 과정은 순조로웠습니다. 비행기에서 잠깐 자고 일어나니 베이징 서우두 공항이었습니다.
한국보다 1시간 느린 베이징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 25분. 본게임 ,입국 수속이 시작됐습니다. 비행기에선 중국 공항의 승인을 기다린다는 안내방송이 나왔고 약 15분간 대기했습니다. 마침내 내려도 된다는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비행기를 나서자 방호복을 입은 중국인 관계자가 선수단과 취재진을 맞았습니다. 삼엄한 경비 속에 한국에서 미리 발급한 QR코드로 1차 등록이 시작됐습니다. 다시 몇 번의 확인이 이어졌습니다.
진짜 보스가 나타났습니다.
공항에서 진행하는 PCR 검사입니다. 먼저 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고통을 알만했습니다. 어느덧 제 차례가 됐고 의자에 앉았습니다. 입을 벌려 구강 검사를 먼저 했습니다. '쉬운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코 검사가 시작됐습니다.
역대 최고의 고통을 맛보게 했던 중국 베이징 공항의 코로나19 PCR 검사. 노컷뉴스별이 보인다는 말이 있죠? 딱 그 표현이 맞겠네요. 한국에서 수없이 PCR 검사를 받아 봤지만 단연 오늘이 가장 아팠습니다.
긴 면봉을 콧속으로 넣는데 거의 목까지 닿는 기분이었습니다. 이후가 압권입니다. 면봉을 돌리며 3초를 세며 기다렸습니다. '이일, 이이, 사암' 3초가 3만 년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시 여권과 ID카드 검사가 이어지고 이후 과정에서 몇 차례 재확인이 있었습니다. 모든 관문을 통과하자 이번 대회에서 쓸 수 있는 올림픽 로고가 새겨진 목걸이를 받았습니다. 여기까지 2시간이 걸렸습니다.
모든 입국 절차를 마치고 받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목걸이. 노컷뉴스그러나 끝이 아닙니다.
다시 대기가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폐쇄 루프와 버블 방식으로 진행되는 대회는 공항에서 곧바로 숙소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게 됩니다. 다른 교통편으로, 다른 곳은 갈 수 없습니다.
공항 도착 약 3시간 만에 버스에 올랐습니다. 선수단과 취재진을 태운 버스는 베이징 도로를 달려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는 높은 담장으로 막혀 외부와 차단돼 있었습니다. 올림픽 관계자들만 묵는 숙소죠. 저희 숙소는 다수의 한국 취재진과 외국인 취재진이 묵습니다.
가체크인 후 공항에서 실시한 PCR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객실에서 1시간 정도 대기가 이어졌습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고 제대로 된 체크인을 했습니다.
시계는 오후 5시. 오늘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집니다. 내일도 두근두근 하네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중국에 도착한 31일 취재진이 머무는 중국 베이징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 폐쇄루프 방식이 적용돼 출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일명 '폐쇄루프'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경기장, 선수촌, 훈련장 등을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하는 방식이다. 중국(베이징)=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