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톰 브래디.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미국프로풋볼(NFL)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히는 톰 브래디(45)가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브래디는 2일(한국 시각)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은퇴를 알리는 글을 올렸다. 지난달 30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미 브래디의 은퇴 결심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날 브래디는 "쓰기 어려운 말이지만 이제는 해야 한다"면서 "더는 경쟁력 있게 헌신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힘든 고민 끝에 내린 결정임을 시사했다. 이어 "내 NFL 이력을 사랑하고 이제는 내 관심이 필요한 다른 분야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이제는 헌신하는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넘기고 필드를 떠나야 할 적기"라고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브래디는 22년간 슈퍼볼 우승 7번, 최우수 선수(MVP) 3번, 슈퍼볼 MVP 5번 등 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활약했다. 역대 개인 최다 슈퍼볼 우승과 슈퍼볼 MVP 수상이다. 올스타에 해당하는 프로볼에도 15번 선정됐다.
정규 시즌에서 브래디는 243승 73패, 플레이오프(PO)에서 35승 12패를 기록했다. 22시즌 중 19번 PO에 올라 18번 디비전 타이틀을 따냈다. 콘퍼런스 챔피언십에서 10승 4패, 슈퍼볼에서는 7승 3패의 성적을 냈다. 브래디는 개인 통산 8만4520 패싱야드, 터치다운 624개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사실 브래디는 신인 시절 무명이나 다름없었다. 2000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99순위로 뉴잉글랜드에 입단했다. 그러나 엄청난 노력으로 최고의 선수에 오르는 신화를 썼다. '캐치볼 중독자'라는 말이 붙을 만큼 훈련을 거듭했고, 커피, 술은 물론 백설탕, 밀가루조차 입에 대지 않는 등 철저하게 몸을 관리했다. 이런 입지전적인 브래디였기에 역사상 최고 선수라는 칭송을 받은 것이다.
특히 브래디는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NFL 정상을 지켰다는 점에서 더 놀랍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뛴 뉴잉글랜드를 떠난 브래디는 지난 시즌 탬파베이로 이적하자마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브래디와 부인 지젤 번천, 그리고 세 아이들. 번천 인스타그램 캡처
올 시즌에도 브래디는 패싱야드(5316야드), 터치다운(43개), 패스 성공(485회), 패스 시도(719회)에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팀의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남부 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정상에 있을 때 쉽지 않은 은퇴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야말로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 그대로다.
브래디는 9장짜리 장문의 글로 탬파베이 구단과 동료들, 제이슨 리히트 단장, 브루스 아리안스 감독, 그의 트레이너인 알렉스 게레로, 에이전트 돈 이와 스티브 두빈, 가족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감사할 따름이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며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당초 브래디는 50살까지 현역 생활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브라질 출신 톱 모델인 아내 지젤 번천(42)과 세 아이 등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가장의 의지가 더 강했다. 브래디는 "매일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도전 덕분에 내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면서 "22년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경기장과 인생에서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은 없다"며 자신의 선수 인생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