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일부 외국인이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해 과도한 혜택을 누린다며 이들을 "숟가락만 얹는다"며 공격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외국인 혐오 조장을 한다며 "나치의 말로를 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일부 외국인에 대한 비판이었다며 본말을 호도한다고 재반박했다.
국민의힘 정책본부는 2일 '외국인 건강보험 메시지와 관련한 이재명 후보의 주장에 대한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윤 후보가 1월30일 페이스북에 올린 외국인 건강보험 관련 메시지는 일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의 과도한 피부양자 혜택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며 최근 5년간 약 33억원에 달하는 진료를 받고 본인부담금은 3억여원을 내고 건강보험급여로 30억원을 받은 외국인 피부양자 사례를 들었다.
앞서 이 후보가 전날 SNS에 '윤석열 후보님 혐오정치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후보의 외국인 건강보험 보완 공약을 "구태 여의도 정치"라며 맹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후보는 "외국인이 의료보험에 편승한다고 하시지만, 사실은 외국인들 의료보험은 연간 5,000억 원 이상 흑자, 즉 오히려 내국인이 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의 공약을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에 빗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 "나치의 말로를 보라"고 꼬집었다.
공방의 시작은 지난달 30일 윤 후보가 자신의 SNS에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하면서부터다. 2일 윤 후보 측이 든 사례처럼 제도의 허점이 남용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자는 취지지만, 전체 제도 운영 면에서는 흑자인 제도의 일부 부정수급 사례를 언급하는 방식이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 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 등의 발언은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를 부추길 가능성도 우려된다.
제도의 미비점을 해결하자는 취지지만 혐오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던 윤 후보의 접근 방식에 청년 노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천현우씨는, 외국인 혐오자였으나 현장 노동에서 인식이 바뀌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SNS에 "경남의 중공업 노동은 이제 외국인 없인 안 돌아간다"며 "우리가 이 지경인데 농어촌은 말할 것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누구는 우리가 열심히 만든 건보 체계에 '일부'가 숟가락을 얹는다며 대단한 문제인 양 혐오를 부추긴다"고 했다.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출연으로 유명세를 탄 러시아 출신 귀화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는 윤 후보의 관련 공약이 담긴 SNS를 인용한 뒤 "거짓말과 인종차별 부추기기, 2022년 대한민국 대선 후보 수준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