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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1, 춤추는(?) 택시에서 적극적인 기사님과 대화하기[베이징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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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션 1, 춤추는(?) 택시에서 적극적인 기사님과 대화하기[베이징 레터]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 운전석 쪽 창문 유리창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노컷뉴스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 운전석 쪽 창문 유리창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노컷뉴스
    [편집자주] 2022 베이징 올림픽 취재 뒤에 담긴 B급 에피소드, 노컷뉴스 '베이징 레터'로 확인하세요.
       
    먼저 이번 레터는 중국 베이징에 계신 분들이 보면 정말 의미 없는 레터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취재를 위해 지난 3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셔틀을 타고 숙소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창밖으로 베이징 시민들의 차량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차량 한 대를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사이드미러 쪽 선팅 필름을 마치 칼로 잘라내듯 해놓았습니다. '멋 따위는 개나 줘라 그래!'를 외치는 실용주의자인가 봅니다.
       
    한 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선팅이 조금 진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칼같이 잘려져 있습니다. 포*쉐부터, 벤*, B*W, 현*까지 예외가 없었죠.
       
    물론 우리나라도 사이드미러를 보기 위해 선팅 필름 일부를 자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선택이죠. 선팅 필름의 투명도 규정은 있지만 사이드미러 쪽을 도려내라는 규정은 없습니다. 근데 모두 일괄적으로 자른 걸 보면 뭔가가 있는 듯합니다.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의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베이징=박종민 기자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의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베이징=박종민 기자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의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베이징=박종민 기자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의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베이징=박종민 기자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의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베이징=박종민 기자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차량의 선팅 필름이 사이드미러를 볼 수 있게 잘려 있는 모습. 베이징=박종민 기자
    마침 밤늦게 취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탄 게임 택시도 선팅 필름이 잘려져 있었습니다. 이 기사님은 먼저 영어로 인사하고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적극적이셨죠.
       
    이때다 싶어서 선팅 필름과 과련된 질문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춤추는 택시로 가는 시작버튼이었습니다.
       
    기사님은 제 질문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짧은 영어와 그의 짧은 영어가 합쳐져 코믹한 풍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기사님은 갑자기 알아들었다는 듯 뒷자리 제가 앉은 좌석 쪽 창문을 내렸습니다. 참고로 베이징 밤공기는 영하였습니다. 급히 이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시원하게 냉기마찰을 했습니다.
       
    다시 한참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도 알아들었다는 듯 방역을 위해 막아 놓은 투명한 필름을 걷으려고 합니다. 저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칩니다.
       
    친절한 기사님은 제 궁금증을 꼭 해결해 주고 싶었나 봅니다. 운전 중 계속 뒤를 돌아보며 토크를 시도합니다. 그럴 때마다 택시는 차선을 이탈해 춤을 췄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고가 납니다.
       
    너무나 친절했던 베이징 게임택시 기사님. 운행 후 설문조사에서 별5개 만점을 드렸습니다. 노컷뉴스너무나 친절했던 베이징 게임택시 기사님. 운행 후 설문조사에서 별5개 만점을 드렸습니다. 노컷뉴스
    우리에겐 번역기가 있었죠?

    급히 번역기를 열었습니다. 중국어로 내용을 설명하면 될까 싶었죠. 하지만 꼭 이런 순간 머피의 법칙처럼 인터넷이 안 됩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와이파이 도*락은 먹통입니다. 하…
       
    우여곡절 끝에 인터넷 연결이 됐습니다. 파*고를 열고 정성스레 입력했습니다.
       
    '사이드미러 쪽 유리창 선팅 필름이….'
       
    이어 파*고의 유쾌한 중국어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기사님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더 자세히 들으려고 다시 뒤돌아보는 순간 게임 택시는 다시 차선을 이탈합니다.
       
    저는 숙소에 가서 이야기 하자고 말한뒤 적극적인 기사님을 달랬습니다. 그래도 기사님은 영어로 혼잣말을 하면서 제 질문이 무엇있지 해답을 찾고 있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 기사님이 내려서 취재진 앞으로 왔습니다. 원래 베이징 게임 택시 운전자는 승객과 접촉하면 안 됩니다. 방역 지침 때문이죠. 하지만 친절하신 기사님은 꼭 고민을 해결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손가락으로 잘려 나간 선팅 필름을 지목했습니다.
       
    "아!"
       
    20분간 답답했던 대화는 그제야 통했습니다. 사이드미러를 잘 보기 위해 자른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법규인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로우(LAW), 로우(LAW)"고 말합니다. 위반 시 벌금이 있답니다.
       
    의미 없이 긴 글을 썼지만 이건 우리도 생각해 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국내 차량들 선팅이 너무 진합니다. 야간에는 사고 위험이 크죠. 차량의 멋을 위해 선팅 필름을 자르는 일은 잘 안 합니다. 멋도 중요하지만 안전도 중요하단 것을 느끼고 갑니다.
       
    너무 친절했던 기사님 사진을 기사에 넣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안 되겠네요. 우리와 접촉했단 이유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기사님 친절도를 묻는 설문에는 별 5개, 만점을 줬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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