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보안 속에 C호텔에 들어서는 셔틀 버스. 호텔은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돼 있다. 노컷뉴스[편집자주] 2022 베이징 올림픽 취재 뒤에 담긴 B급 에피소드, 노컷뉴스 '베이징 레터'로 확인하세요.
처음 이 호텔을 배정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실망이 가득했습니다.
애초 예약한 A호텔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 가까웠습니다. MPC에서 모든 경기장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 이점이 컸죠.
하지만 중국 올림픽 조직위가 대회를 추진하며 A호텔을 버블에서 제외했습니다. 버블에서 제외했단 말은 올림픽 관계자나 취재진이 묵을 수 없는 숙소가 됐다는 의미입니다.
베이징 조직위 숙소 예약 담당자는 새 호텔을 예약해 줬습니다. 그러나 새로 배정받은 C호텔은 MPC에서 거리가 있었습니다. 큰 이점이 사라진 것이죠. 예약했던 숙소보다 호텔 등급도 낮아졌는데 예약 금액은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중국 출국 직전 흥미진진한 소식을 듣습니다. 저희가 묵는 숙소에 태극전사들에게 공급할 도시락을 만드는 주방이 선다는 것이었죠. 어쩌면 해당 관계자를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지난달 31일 선수단 본진과 함께 중국에 입국한 조리팀은 저희와 같은 셔틀을 타고 C호텔로 와서 함께 체크인했습니다. 덕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죠. 호텔 내에서도 마주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취재에 도움이 됐죠.
취재진이 묵는 호텔에서 함께 머물며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의 K-도시락을 만드는 조리팀. 대한체육회 제공그뿐만이 아닙니다. 어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윤홍근 선수단장이 호텔을 깜짝 방문했습니다. 도시락을 만드는 조리팀을 격려하기 위해서였죠.
3일 늦은 밤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 취재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오는 길, 게임 택시에서 내리자 태극기가 달린 승합차들이 호텔 주차장에 있었습니다. 한 번도 게임 택시 승합차에 태극기를 단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의아했습니다.
'아, 한국 취재진과 관계자가 있으니 저렇게 마케팅을 하는구나.'
이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호텔 로비로 들어가는 순간 두 분과 마주쳤습니다.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회장님, 단장님 어디 다녀오시는 길이세요?"
"네. 우리 선수단 도시락 만들어주는 지원팀, 격려하고 오는 길입니다." 만족스러운 표정이 가득했습니다. 국민들의 반응도 뜨거웠죠. 이번에도 K-도시락은 대 성공이었습니다.
도시락 질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묻자 윤 단장은 "선수촌 식사랑 똑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살짝 과장이 들어갔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웠단 말이겠죠.
만나는 선수마다 K-도시락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이제 K-도시락은 올림픽 단골 메뉴가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