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최근 여야가 합의해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을 두고 "청년세대만 독박 쓰는 개악"이란 비판이 나오자, 국민의힘은 "소수당으로서 고육지책의 선택이었다"며 "비판 목소리가 구조개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모수개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29년부터 연금기금의 총액이 감소하고 허물어지기 시작한다"며 "불가피하게 모수개혁에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이어 "저도 청년세대들의 목소리가 타당하다고 봤기에 민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성세대들이 미래세대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자라는 주장을 여러 차례 민주당 지도부에 말했다"며 "하지만 모수개혁마저 미룬다면 연금 기금 자체도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단은 불만족스럽지만 모수개혁에 합의를 해서 연금 재정을 지속시키고, 구조개혁은 연금 특위를 발족해서 마무리 지으면 그게 오히려 미래세대에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에 합의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기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비판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상대방 보다 힘이 약하면 어쩔 수 없이 100% 만족은 못하지만 50% 만족하더라도 국민에 이익되는 방향으로 선(先)합의한 것"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구조개혁에서 완수되도록 청년세대들과 호흡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여야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올리는 내용의 이른바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청년세대들을 중심으로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만 이득을 보고 청년들은 손해를 보는 '개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여야 젊은 의원 8명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개혁은 국민 모두에게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금특위 구성을 30~40대 의원들이 절반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하고, 총 인원도 다양한 세대와 계응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20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황진환 기자대권 주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이번에 통과된 안(국민연금법 개정안)은 '내는 돈' 뿐 아니라 '받는 돈'도 올렸다. 심지어 '내는 돈'은 8년간 천천히, '받는 돈'은 즉시 올렸다"며 "고통 분담을 해야 하는 이 와중에도 86세대는 고통 대신 이익을 받고, 그걸 위해 청년세대가 더 고통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안철수 의원 또한 "연금개악법은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후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논의해) 다시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다만 국민의힘은 이들의 주장에 일부 오해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기금 고갈이 문제라면서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은 왜 즉각 올리느냐는 일부 비판이 있는데, 이는 오해다.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사람에 한해 (소득대체율이) 43%가 되는 것"이라며 "(여야) 합의문에 핵심만 담다 보니 정확히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설명하는 시간이 올 것"이라며 "기성세대가 더 받아가는 게 불편한 2030세대의 마음을 인지하고 있고, 구조개혁에서 자동조정장치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최근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 사태를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어 정당 차원의 장외 집회와 정략적인 정치 행위 일체를 중단하자"며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국가적 재난 극복에 집중할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는 야당의 '천막당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할 때까지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며 오는 24일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천막당사를 설치,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