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청 전경. 성남시 제공시민단체 '희망살림'이 네이버로부터 받은 기부금 40억원 가운데 10억원을 성남시로 지급했다는 CBS노컷뉴스 보도에 대해 "직원이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순덕 희망살림 이사는 5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사무국장이 국세청 신고를 할 때 우리가 입금자 통장에 임의로 메모한 내용을 그대로 적어 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업무를 맡은 직원이 국세청에 신고할 때 편의상 통장에 적어놓은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다 발생한 실수라는 설명이다.
시민단체 '희망살림'의 2015~2016년 국세청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 자료. 네이버로부터 받은 기부금 40억원 가운데 10억원이 2016년 10월 5억원씩 2차례에 걸쳐 성남시로 지급된 내역이 나온다. 국세청 자료 편집유 이사는 증거로 은행이 발급한 '공용영수증'을 제시했다. 이 영수증에는 2016년 10월 5일 11시 49분과 2분 뒤인 11시 51분, 두 차례 걸쳐 '사단법인희망살림'이 '주식회사성남시민프'에 5억원을 대체 입금한 것으로 찍혀있다. 반면 국세청 자료인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2016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억원씩, 총 10억원을 '성남시'에 입금했다고 기입하면서 논란이 야기됐다.
희망살림 측에서 제시한 은행 공용영수증.앞서 CBS노컷뉴스는 국세청 자료를 근거로 희망살림이 네이버로부터 수령한 기부금 40억원의 용처가 설명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희망살림이 국세청에 제출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 따르면, 네이버가 기부한 40억원 가운데 10억원은 지출대상으로 '성남FC'가 아닌 '성남시'가 기입돼 있었다. 희망살림은 명세서에 ▶2015년 6월 '성남시민프로축구단' 9억5천만원 ▶2015년 10월 '성남시민프로축구단' 9억5천만원 ▶2016년 8월 '성남FC' 10억원 등 세차례에 걸쳐 29억원을 입금했다고 기입했다. 하지만 2016년 10월, 돌연 두차례에 걸쳐 각각 5억원씩, 총 10억원을 '성남시'에 입금했다고 적었다. 공교롭게도 희망살림이 네이버의 기부금 10억원을 성남시에 전달했다고 기입한 시기보다 한달 앞선 2016년 9월 성남시는 지하 7층, 지상 8층짜리 네이버 제2사옥의 건축 허가를 내줬다.
희망살림과 네이버, 성남FC는 지난 2015년 이른바 '빚 탕감 프로젝트'라는 협약을 맺었다. 희망살림은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이 운영한 단체다. 제 전 의원은 2017년 이재명 후보 대선 경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냈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재명 후보가 2014년 7월 성남시장에 재선된 이후 본격 추진했다. 성남시도 협약에 동참하며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작성된 협약서에는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지급하고, 그중 39억원을 성남FC에 후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남FC는 공익캠페인을 유니폼에 노출하고, 네이버는 이미지 제고와 세제 혜택을, 희망살림은 캠페인 홍보를 극대화하자는 취지였다. 나머지 1억원은 희망살림에서 프로젝트 홍보 등 자체적으로 필요한 비용에 쓰기로 했다. 이런 설명과 달리 희망살림이 직접 '성남시'에 10억원을 입금했다면 네이버가 우회적으로 성남시에 대가를 지급했다는 의혹이 설득력을 얻게 되는 상황이었다.
전날 희망살림 측 고위관계자는 CBS노컷뉴스의 확인사실 요청에 "(성남FC 후원금은) 통장으로 송금했는데 장기간 지난 일이라 통장도 없고 과거 은행 전산 내역도 조회가 안 된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못했다. 기부를 한 네이버 측은 "40억원은 희망살림에 기부한 것이며, 기부금 용처에 대해서는 확인하거나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