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고대하던 첫 4자 TV토론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토론을 통해 '이재명의 유능함'을 부각하면 자연스럽게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남은 30일 동안 '윤석열=무능력자' 프레임을 최대한 강조하며 코로나 종식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이끌 능력 있는 지도자에 투표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호소할 방침이다.
윤석열, 설 연휴 후 첫 주말 4개 여론조사서 이재명에 오차범위 내 우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설 연휴 후 첫 주말 마지막 날인 6일 4개의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CBS의 의뢰로 서던포스트가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6.8%를 얻어 31.7%에 그친 이 후보에 오차범위 내인 5.1%p차로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7차례 실시된 CBS-서던포스트 조사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앞선 것은 이번 조사가 처음이다.
윤 후보는 나머지 3개 조사 중에서도 2개 조사에서 이 후보에 앞섰다.
뉴시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3.3%로 41.8%인 이 후보를 1.5%p차로 제쳤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국민일보의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가 37.2%로 이 후보 35.1%에 2.1%p차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38.1%를 얻으며 36.8%를 얻은 윤 후보에 1.3%p차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설 연휴 중인 2일에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와 일대일 정책 토론회를 펼쳤고, 다음 날인 3일 곧바로 4자 토론까지 펼쳤지만 설 연휴 전과 같은 오차 범위 내 열세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TV토론 '압도적으로 잘한 후보' 없어…李, 평가 나쁘지 않지만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민주당은 TV토론 후 반등세를 기대했지만, 지지율 조사와 TV토론 관련 조사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 상황은 더욱 답답해진다.
CBS-서던포스트 조사 중 지난 3일 열린 1차 4자 TV토론에서 누가 더 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이 29.2%로 가장 높았고, 윤 후보는 23.4%에 그쳤다.
토론을 더 잘했다는 평가에도 지지율은 윤 후보에게 뒤진 것이다.
중앙일보-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1차 TV토론이 '후보를 검증할 기회였다'는 응답이 66.0%에 달했지만 'TV 토론 후 지지 후보를 바꿀 생각이 들었다'는 응답은 7.3%에 그쳤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TV토론 후 지지 후보 변경 여부'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가장 잘했다는 응답이 40.4%, 이 후보가 가장 잘했다는 응답이 37.8%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자의 24.7%는 토론 후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고 답했는데, 이 중 윤 후보에서 이 후보로 지지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이 28.1%로 가장 높았다.
앞선 여론조사들을 종합하면 TV토론에서 두 후보 중 두드러지게 높은 평가를 받은 후보는 없었고, 지지 후보를 변경한 유권자 중에는 윤 후보 지지에서 이 후보 지지로 바꾼 응답자가 가장 많았음에도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앞서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우자 공방' 없었던 TV토론…與, 남은 30일 '이재명 유능, 윤석열 무능' 전략에 집중
연합뉴스이 후보 측은 지난 TV토론에서 서로에게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배우자 논란'이 거론되지 않은 만큼 남은 한 달의 기간도 배우자 공방 전면전보다는 서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 맞부딪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토론회 등 각종 발언을 통해 드러난 '윤석열 무능론'을 거듭 강조할 계획이다.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공약이행률 등을 바탕으로 이 후보의 유능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낙연 전 당대표가 전남지사, 국무총리 재임기 동안 눈에 띄는 행정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을 공략해 과반으로 본선 직행을 확정했던 전략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특히 윤 후보가 북한 선제타격, 사드(THAAD) 추가 배치와 같은 발언으로 보수야권에서 강점을 지녀왔던 분야에서 논란을 지피고 있는 점 등도 적극 활용해 경제와 방역 등 민생 뿐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충분히 윤 후보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하고 있다.
이를 숙지한 이 후보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지역 기업인 간담회에서 "리더로서 똑같은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무능은 죄악이다. 공동체에서의 무능은 공동체를 망친다"며 '무능=망국'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그는 "최근 논쟁이 있는 EU 택소노미도 사실 중요한 문제"라며 지난 3일 토론회에서 EU 택소노미에 대해 "EU 무엇이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가르쳐달라"고 했던 윤 후보의 모습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설 민심을 살핀 결과 젊은 세대가 유능한 리더의 필요성에 대해 부모 세대를 설득하고 있고, 우리의 열세였던 60대 이상에서도 무속인, '왕(王)자' 논란에 이어 사드까지 겹치면서 무능론이 확산되는 것을 느꼈다"며 "국민들은 반(反)문재인, 반중국, 반북한 등 계속되는 안티테제보다는 국가와 자신의 경제적 이익에 더 관심이 높으신데, 이런 부분을 '이재명 유능론'으로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