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홈페이지 캡처·스마트이미지 제공금융정보분석원(FIU)이 쌍방울그룹과 관련된 수상한 자금 흐름을 발견해 검찰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자료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중인 수원지방검찰청(신성식 지검장)이 대검찰청으로부터 내려받아 분석하고 있다. 대납 의혹 이외에 주가조작 그리고 화천대유자산관리와의 관계까지 의심받고 있는 쌍방울그룹에 검찰이 수사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FIU는 최근 쌍방울그룹의 자금 거래 내역에서 통상과 다른 의심스런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대검에 통보했다. 쌍방울그룹은 이 후보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핵심으로 거론된다. 앞서 한 원외정당은 "이 후보의 변호인이 수임료 명목으로 3억원과 3년 후에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원 상당을 받았다"며 그 배후로 쌍방울그룹을 지목했다. 3년 후에 팔 수 있는 주식은 CB(전환사채)를 뜻하며, 이를 발행한 해당 상장사가 바로 쌍방울그룹이라는 주장이다.
수원지검, 특수수사 전담 형사6부에 FIU자료 맡겨
검찰 깃발. 황진환 기자대검은 FIU에서 통보받은 이상거래 내역을 수원지검으로 내려보냈다. 수원지검은 현재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며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한데 따른 수사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대검찰청이 접수했다가 수원지검으로 이송했고, 수원지검은 이를 선거사건 전담 부서인 공공수사부(김종현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하지만 수원지검은 이번 FIU 자료의 경우 기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중인 공공수사부가 아닌 형사6부(김병문 부장검사)에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형사6부는 특수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지난해 지역 경찰과의 유착 혐의를 받고 있는 은수미 성남시장을 재판에 넘긴 전력이 있다. 검찰은 또 해당 자료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에 분석 의뢰해 CB와 자사주 거래 흐름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단순한 기업 범죄를 넘어 전·현직 성남시장의 선거와 공직자 비리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쌍방울그룹과 화천대유 그리고 이재명의 사람들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모습. 이한형 기자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맞닿아 있는 쌍방울그룹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CB는 총 100억원 규모로, 지난 2018년 11월에 발행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해당 CB가 설립된지 2개월밖에 안된 페이퍼컴퍼니, '착한이인베스트'에서 전량 사들인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당시 착한이인베스트 최대주주와 쌍방울그룹 회장은 모두 김성태씨로 동일했다. 쌍방울그룹이 발행한 100억원어치 CB를 쌍방울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신생법인에서 모두 인수한 셈이다.
착한이인베스트는 2020년 2월부터 쌍방울그룹의 100억원어치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 다음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이같은 내부 거래로 10억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여기에 당시 착한이인베스트는 대표이사 A씨에게 단기대여금으로 약 70억원에 육박하는 돈까지 지급했는데, 이 돈의 행방은 불분명하다. 착한이인베스트는 특히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박영수 전 특검 인척에게 전달된 109억원 가운데 일부 자금의 종착지로도 의심받고 있다.
[관련기사 : 2021년 10월 29일 CBS노컷뉴스 [단독]사라졌던 화천대유 현금 100억, 박영수 인척 회사로 되돌아갔나]쌍방울그룹과 관계사에는 이 후보의 변호인을 포함한 측근 다수가 과거부터 사외이사로 근무해왔다. 이 후보의 사건을 담당한 이태형 변호사는 지난 2019년 12월 계열사 A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함께 변호인단에 합류한 나승철 변호사도 쌍방울그룹 계열사 B사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는 쌍방울그룹에서,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은 계열사에서 사외이사를 맡았다. 앞서 이 후보 측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관용 없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