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 키트. 연합뉴스약국, 편의점 등에서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품절 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 앞서 코로나 확산 초기 '마스크 대란'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통제와 가격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매점매석'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경찰 등의 적극적 단속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자가진단키트 수급 불균형 문제와 관련 수출통제와 가격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매점매석 행위 등에 대비한 상시 모니터링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3일부터 고위험군이 아닌 코로나19 의심 환자일 경우 자가진단키트를 우선 사용토록 하는 대응체계가 적용되면서 키트 수요는 폭증하는 추세다. 약국, 편의점 등 곳곳에서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통상 개당 9천 원~1만 원 정도 하는 키트 가격이 3~4배로 치솟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품귀 대란'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유통 과정에서 마스크 매점매석이 발생해 문제가 일었던 것처럼, 자가진단키트 역시 매점매석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마스크 대란 사태 당시 경찰은 매점매석 행위, 판매 사기 등을 적극 단속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신고센터를 가동하고 단속 사건에 대해선 경찰에 고발 조치를 하기도 했다.
경찰은 일단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는 상황이다. 단속을 위해선 근거가 되는 '정부 고시'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방침이 세워지면 협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가진단키트 품귀 현상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다"며 "단속을 위해선 정부 고시가 먼저 시행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마스크, 손소독제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기획재정부 고시는 지난 2020년 2월 발령됐다. 2019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할 경우 매점매석 행위로 규정했으며 2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약국에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가정 상비약' 세트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아직까진 자가진단키트 매점매석 행위 금지에 대한 고시는 마련되지 않았다. 만약 고시가 발령된다면 이번엔 기재부가 아닌 식약처에서 담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3월 식약처 소관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해당 법에는 위기대응을 위한 의료제품에 대한 국가 책무 등이 규정돼 있다.
식약처는 민간 부분에서 물량 부족을 느끼고 있는 만큼, 순차적으로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우선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점매석 할 만한 물량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물량의 경우 공적 물량은 충분하지만, 민간으로 가는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서 대규모 물량이 풀리는 게 예정돼 있어 수급 문제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 제한 검토와 진단키트 제조업체 신속 허가 등을 진행하고 있고, 이밖에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받는 부분은 모니터링을 통해 사이트 폐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자가진단키트 생산량은 총 2186만 명분이다. 공급량은 총 1646만 명분으로 선별진료소 등 공공분야에 220만 명분, 약국과 온라인 쇼핑몰 등 민간분야에 614만 명분이 출고됐다. 이밖에 346만 명분은 출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