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대선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의 검찰을 상대로 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데 이어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모두 여야 대선 후보들이 연루된 사건들의 수사를 촉구하는 차원이다. 검찰은 그때마다 공식 입장문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과 거리두기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이날 여당 의원단에서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 검사장 면담 요청이 있었다. 검찰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나,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의 가치도 존중돼야 한다"며 면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당분간 여야 모두의 면담 요청에는 응하기 어려움을 살펴달라"며 "앞으로도 검찰은 법과 원칙을 지키고, 밝혀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치우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주가 조작 사건 관련 즉각 소환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앞서 지난 7일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수사를 촉구하며 대검찰청을 방문했지만, 이때도 대검은 정문을 봉쇄하며 면담을 거절했다. 대검은 당시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 국회의원 10여 명이 일방적으로 대검에 찾아와 현안사건 수사 관련 검찰총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검은 이미 국민의힘에 이같은 집단적인 항의 방문과 면담 요청에 거절 의사를 통보한 바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검은 지난 1월 13일 정치권의 집단적인 항의 방문에 우려와 유감을 표하고 정치권의 신중과 자제를 간곡히 요청하면서 향후 관련 규정에 따라 수용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며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집단 항의 방문에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하며, 미리 밝힌 방침대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이재명 재벌특혜 의혹 수사 무마와 관련해 항의방문을 했지만 대검찰청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전에도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가 숨지자, 지난달 12일 수사 촉구 차원에서 대검을 방문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청사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방호원들과 충돌하는 등 물리적 마찰도 빚었다.
대검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의 면담을 허락하면서도 항의 방문 이튿날 입장문을 내고 "대검은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의 다양한 의견은 당연히 경청하겠으나 이같은 집단적인 항의 방문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앞으로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