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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대신 자동차 밀었다' 쿨러닝의 후예 자메이카 봅슬레이가 뜬다 [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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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매 대신 자동차 밀었다' 쿨러닝의 후예 자메이카 봅슬레이가 뜬다 [베이징올림픽]

    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 연합뉴스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 연합뉴스
    눈이 내리지 않는 카리브해의 열대 섬나라 자메이카에서 겨울스포츠 썰매 종목인 봅슬레이에 도전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쿨러닝(Cool Running)'은 1993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도전했던 자메이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의 이야기를 담은 '쿨러닝'은 지금까지도 스포츠 영화 가운데 명작으로 평가 받는다.

    (여담으로 영화 '쿨러닝'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자주 쓰이는 '탈룰라' 밈(meme)의 원조다. 극 중에서 주인공들이 썰매 이름을 정하는데 주니어 비빌이 먼저 "탈룰라 어때요?"라고 제안한다. 상카 코피가 매춘부 이름 같다고 하자 주니어 비빌은 "우리 엄마 이름인데요"라며 정색한다. 당황한 팀원들은 급히 태도를 바꿔 아주 예쁜 이름이라고 칭찬한다. 이처럼 분위기 수습을 위한 급격한 태세 전환을 '탈룰라'라고 부른다)

    자메이카의 봅슬레이 남자 4인승 대표팀은 오랜만에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1998년 일본 나가노 대회 이후 무려 24년 만의 재도전이다.

    자메이카 남자 4인승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중순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자메이카에는 제대로 된 훈련 시설이 없는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서로 흩어져서 훈련을 한 기간이 길었다.

    영국왕립공군(RAF) 소속인 파일럿 션웨인 스티븐스는 얼음 트랙 대신 자신의 집 앞 도로에서 약혼녀의 자동차를 미는 훈련으로 감각을 유지했다.

    스티븐스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지금은 영국에서 살고 있다. 공군에서 담력 훈련의 일종으로 실시하는 봅슬레이에 매력을 느꼈고 지금은 자메이카를 대표하는 파일럿이 됐다.

    스티븐스는 소속 연대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화상 채팅을 했을 때 자신을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 선수라고 소개했다. 자동차를 미는 독특한 훈련 방식에 대해 전했고 영국 여왕은 웃으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스는 대회 조직위원회와 인터뷰에서 과거 불모지 시절과 비교해 자메이카 썰매 종목은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자메이카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4인승뿐만 아니라 남자 2인승, 여자 1인승 등 사상 처음으로 3개 종목에 출전한다.

    스티븐스는 현재 자메이카 봅슬레이 협회를 이끄는 '쿨 러닝'의 멤버이자 협회장 넬슨 크리스 스톡스와 대화를 잊지 못한다.

    그는 "회장님으로부터 그 시절의 황당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 썰매와 기술은 그때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그에게 당신들은 대체 어떻게 봅슬레이 경기를 했던 것이냐고 묻곤 했다"고 말했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입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인 14위를 뛰어넘는 것이 1차 목표다.

    더불어 그들의도전은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대표팀의 멤버 애슐리 왓슨은 "'쿨러닝'은 우리에게 영감을 줬다. 그들이 있어 좋았고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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