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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순진리회, 서울 한복판 '종파싸움'…4천억이 불씨?

사건/사고

    [단독]대순진리회, 서울 한복판 '종파싸움'…4천억이 불씨?

    핵심요약

    서울 한복판인 광진구의 한 종교 단체에서 닷새가 넘도록 신도끼리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도장 사용권 등을 두고 대립 중이지만 이면에는 단체 명의로 된 4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두고 갈등이 오래 지속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8일 시작된 대순진리회 중곡동 도장 대치 닷새째 이어져
    점거한 신도들 "도장을 되찾기 위해 점거"
    이면에는 20년 넘게 예치된 4천억여 원이 갈등의 원인 해석

    지난 8일 오전 11시 쯤 서울 중곡동 대순진리회 도장 앞에 신도 백여명이 스크럼을 짠 채 서있다. 백담 기자지난 8일 오전 11시 쯤 서울 중곡동 대순진리회 도장 앞에 신도 백여명이 스크럼을 짠 채 서있다. 백담 기자서울 광진구의 한 종교단체 도장 앞에서 종파 싸움으로 인해 수백 명의 신도들이 닷새가 넘도록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도장 사용권 등을 두고 대립 중이지만 이면에는 단체 명의로 된 4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두고 갈등이 오래 지속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일 오전부터 닷새가 넘는 현재까지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순진리회 본원 대문 앞에서 신도 수백여명이 대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갈등은 지난 8일 새벽, 수년 전 중곡동 도장에서 분열되어 나온 종파 일부가 중곡동 도장을 점거하는 동시에 해당 도장에 상주하던 사람들을 내쫓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곡동 도장을 점거한 이들은 굳게 닫힌 철문을 등지고 스크럼을 짜 타 종파 등 외부인이 침입하는 것을 막았다.
     
    쫓겨난 이들이 사설 경비 업체 직원을 고용하면서 갈등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사설 경호원들이 도장 내부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신도들을 밀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거나 고성이 오가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양 측 모두 사설 경호 업체를 고용할 것으로 알려져 폭력 등의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곡동 도장 점거 신도들 "도장을 되찾기 위해 왔다"

    스크럼을 짜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신도들은 최근까지 중곡동 도장을 차지하던 종파들이 임원을 민주적으로 선출하지 않았고 도장 문을 폐쇄하고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도장을 폐쇄적으로 운영해왔다며 이를 규탄하고 도장을 되찾기 위해 점거했다고 주장했다.
     
    성도 A씨는 "중곡동 도장은 1969년 종교 창설과 동시에 세워진 건물이라 상징적인 건물"이라며 "우리는 2015년쯤 중곡동 도장에서 분리된 사람들인데 본래 중곡동 도장을 이용하던 신도들이라 이곳을 되찾으려고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단의 헌법인 도헌에 따르면 1년에 한 번씩 임원들을 뽑아야 하지만 최근 중곡동 도장에 상주했던 종파로만 임원들이 이루어졌고 그 임원들이 2년 넘게 유임됐다"며 "이들이 독단적으로 중곡동 도장을 운영해왔고 돈을 유용하는 등의 비리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종파 임원들이 현재 협상을 하고 있고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현장을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면에는 20년 넘게 주인 못찾은 4천억여 원이 갈등의 씨앗?

    지난 8일 오전 11시 쯤 서울 중곡동 대순진리회 도장 앞에 신도 백여명이 스크럼을 짠 채 서있다. 백담 기자지난 8일 오전 11시 쯤 서울 중곡동 대순진리회 도장 앞에 신도 백여명이 스크럼을 짠 채 서있다. 백담 기자다만 이들의 주장과 달리 대순진리회 중곡동 도장이 분열하는 원인에는 약 20년 동안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4천억여 원의 집행비도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순진리회는 과거 성금 2483억 원을 국민은행에 예치한 바 있다. 문제는 1996년 박한경 교주가 사망하면서다. 그가 사망 전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아 2인자 그룹 사이에 성금을 둔 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종단의 대표가 누구인지에 대한 법적 분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어느 한쪽도 가져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종교에서 내홍이 계속되면서 대순진리회는 중곡동 본부도장, 여주 본부도장, 성주 방면, 포천 도장 등 여러 분파로 나뉘었다.
     
    대순진리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박 교주가 사망한 지 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민은행 여주 지점에 해당 금액이 예치되어 있으며 이자가 더해져 4천억 원을 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순진리회의 모 종단 관계자 B씨는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중곡동 도장 내부에서 협상하려는 안건은 국민은행에 '4천억 예치된 돈'을 누가 갖느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낮아 대치 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씨는 "돈을 인출하려면 법원에서 정한 임원들이 해당 안건에 대해 전부 동의해야 하지만 지금 듣기로는 그 중 일부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안다"며 "현재 점거 중인 종파에서는 이 돈을 가져다가 현재 공사가 중단된 포천시의 한 병원 건축에 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 C씨 또한 "현재 중곡동 도장에서 협상하고 있는 파들은 네 개 파 정도 되고 이것도 워낙 분파가 많고 복잡해서 특징짓기 어렵다"며 "이들이 합의를 해서 국민은행에 있는 돈을 찾으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순진리회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 또한 "이번 갈등의 쟁점은 표면적으로 중곡동 본부도장을 접수한다는 것이지만 실질적인 목적은 대순진리회 명의로 된 4천억을 누가 갖느냐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순진리회라는 종교가 1996년 박한경 교주 사망 후 갈래갈래 찢어져 있는 형국이다"며 "어떤 갈등이든 종국에는 해결되지 않은 돈을 차지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순진리회 분파 중 하나인 여주본부도장에서는 현재 중곡동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중곡동 도장 내부 갈등일 뿐 예치된 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여주 국민은행에 예치된 돈을 이체하기 위해서는 포천도장, 중곡동 도장, 성주 방면, 여주 도장 이렇게 네 분파가 중앙종의회를 열어 의결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중앙종의회를 열어가지고 (돈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지 자기들끼리 찾자, 찾지 말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곡동 도장에서 일어나는 분쟁은 다른 분파가 아닌 중곡동만의 문제다"며 "갈등에 대해 지켜보는 입장이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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