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고승범 금융위원장. 연합뉴스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3일 금융산업과 환경의 변화에 맞춰 예금보험제도 역시 변화해야 한다면서,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제도개선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후 '예금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고 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주소현 이화여대 소비자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고 위원장은 "비은행 부문이 급격히 성장하고 금융과 IT의 융합으로 인해 새로운 금융서비스 등장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비은행 부문 단기자금시장의 확대, 선불전자지급수단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등장은 '예금 등의 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예금보험기구의 위기대응을 취약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데 있어 현행 예금보험제도에 미흡한 점은 없는지 전문가들과 함께 면밀하게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예금보험료를 납부하는 각 금융업권의 특수성, 과거 구조조정 비용의 정리 및 상환 계획 등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제규모 및 금융자산 보유 확대 등으로 예금보호한도 확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예적금이나 보험 등에 대한 보호한도는 2001년부터 최고 5000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환경의 변화 등으로 당초 목표한 금융 안정의 효과가 떨어진다며 이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제기돼 왔음을 언급한 것이다.
아울러 고 위원장은 전세계적인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잠재적인 위험요인이 현실화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예보에 막중한 역할이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고 위원장은 "시장의 불안 요인들을 '적시에 탐지'하여 금융회사의 부실을 '사전에 예방'해야 할 뿐 아니라 유관기관간 협력과 공조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제에 나선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향후 예금보험제도 개선 검토 과정에서 예금보험료율, 예금보호한도 등은 금융업권 간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 금융 확산에 따라 전통적인 예금의 역할이 축소되고 이를 대체할 다양한 투자수단이 등장하고 있다며 예보 제도 역시 이같은 추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소현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금융시장에서 '소비자 보호'가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 중 하나가 되어야 하며, 인구 구조, 금융자산 비중 등 소비자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하여 예금보호한도 변경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이 자리에서 "경제규모 확대와 금융환경 변화 등에 맞춰 보다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인식에 공감하며, 금융위와 함께 외부 연구용역, 민관합동 TF 논의 등 충분한 검토를 거쳐 내년 8월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