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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남욱 "李가 대장동 민간업자 걱정…이거 언론 나가면 낙마하겠다"

사건/사고

    [단독]남욱 "李가 대장동 민간업자 걱정…이거 언론 나가면 낙마하겠다"

    화천대유 '키맨' 남욱 피의자 신문 조서 입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가 사업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간 사업자들의 이익을 걱정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대장동 사업의 공공환수를 업적으로 내세우며 민간 사업자들의 초과이익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고 강조해온 이재명 후보의 그간 입장과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남 변호사는 정 변호사가 전한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언론에 공개되면 (이 후보가) 낙마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50·구속기소) 변호사. 이한형 기자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50·구속기소) 변호사. 이한형 기자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성남시장실에 보고하자, 이 시장이 '민간 사업자들의 이익을 걱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50·구속기소)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1일 이뤄진 검찰 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그간 대장동 사업의 공공환수를 자신의 치적으로 꼽으며 민간업자들이 얻은 막대한 초과이익에는 철저히 선을 그어왔다.

    26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남욱 변호사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 추진 당시 정민용 변호사가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만나 나눈 대화를 검찰에 상세히 진술했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이자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으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직접 작성한 주요 실무자다. 남 변호사의 피의자 신문은 지난해 10월 21일에 불구속 상태로 진행됐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정민용이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후 공모를 발표하기 직전에 시장실에 가서 공모지침서를 직보했는데, 공공의 이익을 확정이익으로 확보하는 건 좋지만 이렇게 만들어 가지고 민간 사업자가 들어올 수 있겠냐고 걱정하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합니다"라며 정 변호사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를 꺼냈다.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는 2015년 2월에 공고됐다. 정 변호사가 공모지침서 내용을 이 후보에게 직보(直報)했다는 시기는 그보다 이전으로 추정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창원 기자검사가 곧장 "피의자(남욱)는 정민용에게 뭐라고 답변했나"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야, 그거 언론에 나가면 이재명 낙마하겠다고 했습니다"라는 답을 했다.

    "이재명이 낙마하겠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당시 민간 사업자들에게 초과이익을 몰아줬다고 언론 기사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재명이 자기가 (대장동 사업을) 설계했다고 인터뷰를 했는데, 이재명이 오히려 민간 사업자들을 걱정하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이재명을 뽑지 않을 거라는 의미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가) 사업구조를 모른 상태에서 답한 것인지 아니면 알면서도 걱정한 척을 한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만약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를 모르고 설계했다면 능력이 없는 것이고요.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를 알고 설계했다면 저희랑 같이 들어가야죠(조사 받아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개발사업이 가장 큰 업적이었고, 가장 큰 공약 사업이었습니다. 이재명이 재선에 성공하고 경기도지사가 되는데 가장 큰 치적이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민영 개발로 업자 배불리기에 들어갔을 개발 이익의 상당 부분을 안정적으로 확실하게 성남시가 공공 환수했다"며 대장동 개발 사업의 공공성을 '모범 사례'로 내세웠다. 특히 민간업자들에게 천문학적인 초과이익이 돌아간 데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

    남 변호사는 같은날 검찰 조사에서 이 후보의 의중이 대장동 사업 구조에 상당 부분 반영됐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정민용이 유동규의 지시를 받아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게 맞느냐"는 취지의 검사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하면서 "제가 듣기로 확정이익은 이재명 지사의 지시사항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공사에서는 그의 성(Yoo)과 숫자1(One)을 합쳐 '유원'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첫째 가는 실세로 통했다.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는 '유원홀딩스'라는 회사도 함께 운영했다. 두 사람과 남 변호사 모두 '대장동팀' 핵심 멤버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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