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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전쟁 반대" 재한 러시아인 목소리…금융제재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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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도 전쟁 반대" 재한 러시아인 목소리…금융제재도 우려

    재한 러시아인 '반전 시위' 참여… "푸틴 싫어 한국 산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에 돌입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은 경제적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본국에 있는 가족들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유학생들은 귀국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반러 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부 주한 러시아인들은 불안함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푸틴이 싫어서 본국을 떠나 한국에 와서 산다"며 "우리도 전쟁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침공에 마음 무거워, 우크라 주민들 응원한다"
    '러, 스위프트 제외'…유학생들 "경제적 도움 끊길까 우려"
    국내 '반러 감정' 고조로 불안함 호소
    "전쟁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며 인터뷰 거절도

    우크라이나인들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우크라이나인들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국에서 8개월째 유학 중인 러시아인 A씨는 최근 지속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금융제재 등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도 걱정됐지만, A씨에게는 그보다 큰 마음의 짐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어머니가 우크라이나 분이셔서 이 상황이 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이번 사태가 무사히 해결되길 바라고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해 금융제재에 나서면서 유학생 등 한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재한 러시아인들은 향후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확대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하기로 하면서 국제 송금 등이 제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본국의 가족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있는 유학생들의 걱정이 컸다. A씨는 "많은 러시아 학생들이 러시아 신용카드 사용이 중단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들이 점점 생활비도 모자라게 될까봐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30대 러시아인 B씨도 금융제재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그는 "당장 러시아에 있는 가족들과 끊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행이다"면서도 "앞으로 이러한 제재가 확대되면 어떤 불편을 겪을지 당장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빨리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금융제재 대상에 오른 7개 러시아 주요 은행은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은 규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산에 기여하는 정도 등을 기준으로 제재 대상 은행을 선정했다. 아직은 대상에서 제외된 러시아 은행을 이용하면 거래가 가능하지만, 추후 제재가 확대되면 재한 러시아인들에게도 직접적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재한 러시아인들은 금융제재로 인한 경제적 불편 뿐 아니라, 전쟁 이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국제 뉴스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 10여년 거주했으며 현재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러시아인 유학생 C씨는 "개인적으로 어떤 일에도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다"며 "계속해서 뉴스를 읽게 돼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 유학생들은 국내에서 '반러' 감정이 고조되면서 '인종차별'을 겪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유학생 A씨는 "최근 근황(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때문에 러시아 친구들이 인종차별을 당하기도 해서 불안하고 억울한 측면도 있다"며 "아는 러시아인 언니는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한 러시아 유학생은 "전쟁에 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재한 러시아인들은 "우리 역시 전쟁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학생 C씨는 "한국에 거주하는 러시아 유학생들은 대부분 푸틴에 반대하고 현 정부 아래 러시아에서 살고 싶지 않아 한국에 왔다"며 "이들은 지난 일요일 서울에서 열린 반전(反戰) 시위에도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30대 러시아인 D씨도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푸틴이) 어떤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무슨 이유가 있어도 또 다른 주권 국가를 공격한 것은 절대 옹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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