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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이전'…정치적 이슈된게 패착, 당선인이 결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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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이전'…정치적 이슈된게 패착, 당선인이 결단해야"

    [인터뷰]세종대 건축학과 김영욱 교수
    "소통구조가 공간에 그대로 반영된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추진못한다"
    "당선인 희생해야, '야전침대' 모드로 가야"

     "당선인이 말한 대로 청와대의 현 구조에는 문제가 있다. 가능한 빨리 나와야 한다. 최고지도자가 근무하고 사는 공간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에서 활동해온 김영욱(59)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의 말이다.

    도시설계 전문가인 김 교수는 국내 최초로 '청와대와 백악관의 공간구조 비교연구'(2017)라는 논문을 통해 청와대라는 중앙집권적 정치권력의 중심인 최고국정운영기관이 도시적, 단지적 맥락에서 백악관과 비교해 모두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통제되고 닫힌 공간임을 분석해 발표했다. 특히 단지배치 측면에서도 청와대는 대통령과 비서진들 간의 효율적이고 내실있는 소통이 일어나기 어려운 공간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국방부 이전으로 논의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정치적인 이슈가 돼 정쟁하게 된게 가장 큰 패착(敗着)이라고 본다"며 "공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정치적 중요성이 있는데 자칫 정쟁으로 옮겨가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소통구조가 공간에 그대로 반영된다"

    그는 "백악관 등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소통구조가 공간에 그대로 반영돼, 소통하는 방식, 회의 방식이 공간의 영향을 받는다"며 "정치적인 관점에서 보면 나아가기 힘들다. 당선인이 결단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 당초 약속대로 하겠다 빨리 선언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면 실행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당장 시일을 정해 추진하기 보다는 열린 구조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당선인은 물론 앞으로의 대통령들에게도 해당되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국민들과 열린 구조로 논의하며 진행해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지금 당장 언제까지 한다기 보다는 시일을 두고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청와대 집무실의 위치는 국민과의 소통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비서진과 상시적으로 우연히 만나 회의할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공간 이전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매순간 내리는 결정이 국정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통령이 어떠한 형태로 의사소통하는지, 일하는 환경이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공간적인 부분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이전은 어불성설, 공약대로 광화문으로 이전해야"

    그렇다면 이전 장소로는 광화문과 용산 중 어느 쪽이 나을까? 김 교수는 공약대로 광화문으로 이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의 의식 속에 용산은 폐쇄적이고 군사 관련 중요한 입지로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다 실제적으로 접근성이 좋지 않다"고 했다. 또한 "국방 시설, 기관들이 모여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나름대로의 시스템과 자본들이 구축돼 있어 이전 비용보다 오히려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다. 북과의 관계 등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으로 볼 때 누구도 아무 일이 없으리라 보장할 수 없다"며 "국방부 이전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일단 정부종합청사나 외교부로 가는게 맞다"며 "광화문이 국민과의 소통, 접점이고 이미 기존 시설이 있어 당장 들어갈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독일처럼 관저와 집무실을 한 건물에 옮기면 경호문제 해결"

    관저 출퇴근으로 생기는 경호 문제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그는 독일의 예를 들며 "독일 총리 관저는 8층인데 그 아래층부터 집무실과 회의실, 비서진 공간이 있다"며 "관저를 정부종합청사에 이전하면 출퇴근을 안하게 되니까 경호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된다"고 말했다.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김 교수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5년동안 집에 가서 안락하게 쉬는 자리가 아니다. 24시간 깨어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며 "관저를 집무실 위에 설치한다는 것은 국민들께 철저히 봉사하겠다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선인이 결단하고 희생해 '야전침대' 모드로 살겠다. 국정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나는 관저에서 귀가하지 않고 지내겠다 먼저 이야기한다면 국민들의 반응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독일처럼 사저를 밖에 두고 주말이나 심야에 가서 쉴 수도 있는데 그 시간대는 교통이 막히지 않으니 시민 불편도 덜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영국도 다우닝가 10번지에 총리의 집무실과 관저가 한 건물에 있고 백악관도 집무실에서 관저까지 걸어서 45초 거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하 상황실은 멀지 않으니 기존 청와대 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급박할 때 이동하는 것은 국민들이 협조해 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외교부 청사가 사이즈는 적당하나 남서측으로 민간 건물이 바로 맞닿아 있어 별로 좋은 위치가 아니고 정부종합청사는 뒤에는 외교부, 앞에는 역사적 공간인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이 있어 국민과의 소통 메시지는 물론 권력의 중심공간이 시민에 개방된 광화문광장 앞에 있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청와대가 도대체 어떤 공간 구조라 소통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학문적 관심에서 청와대와 백악관 공간을 비교하는 논문을 쓰게 되며 청와대 이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김 교수는 "당선인의 결단으로 하루 빨리 정쟁에서 빠져나와 국민과의 약속이 지켜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에서 활동해온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등에서 활동해온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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