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 연합뉴스청와대가 용산으로의 집무실 이전 방안을 확정한 윤석열 당선인 측의 의지를 존중한다고 밝히면서 회동 성사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 이전 등 안보와 관련한 중요 결정을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과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내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겉으로 로우키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박수현 청와대 소통수석은 21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당선인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향을 존중하는 기조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분께서 만나게 되면 어떻게 국민곁으로 청와대가 갈 지에 대한 당선인의 의지를 실현할 수 있을지 폭넓게 말씀 나누게 될 것"이라고 회동을 기대했다.
최근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청와대를 안 쓸거면 우리가 쓰면 안되나'고 말해 논란이 됐던 점을 의식한 듯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메시지를 통해 당선인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서 청 참모들이 말을 삼가라는 함구령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전 비용인 486억원을 예비비로 충당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계획에 대해서도 "이 문제가 인수위를 통해 현 정부에 제출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정식 과정을 통해 제안이 오면 정해진 과정 따라 긴밀히 협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회동 불발 이후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 수석은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이 실무협의를 이어가며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두 분이 편하게 말씀을 나누도록 해 드리면 곧 국민께 다시 좋은 말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 중"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처럼 겉으로는 윤 당선인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계획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안보 문제 등으로 고심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국가 안보 핵심 시설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이전하고, 단기간에 짐을 빼는 문제는 임기 말까지 군 통수권을 가지고 있는 문 대통령과 충분히 상의를 하며 결정할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전날 윤 당선인의 확정적인 발표를 보고, 청와대 내부에선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당선인 존중의 의지를 보이며, 참모들의 개인적인 의견 개진을 최소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황이라 외부 메시지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별개로 청와대는 안보 공백을 우려해 관련 점검을 할 예정이다.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소집해 '안보 공백'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