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최악의 경기력이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질타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아도 '과정'을 강조했던 예전과 달랐다. 그만큼 아랍에미리트(UAE)전 패배가 충격적이었다는 증거다. 경기력은 물론 선수들의 태도까지 지적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9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 UAE와 원정 경기에서 0대1로 패했다.
7승2무1패 승점 23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첫 무패 행진이 좌절됐고, 조 1위마저 이란(8승1무1패 승점 25점)에 다시 뺏겼다. 특히 UAE에 패한 것은 2006년 1월 두바이 평가전 0대1 패배 이후 16년 만이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명확하게 잘못했다. 패배는 정당한 결과"라면서 "경기가 왜 이렇게 됐는지 이해하고,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9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유효슈팅은 2개에 불과했다. 특히 16개의 코너킥을 얻고도 한 차례도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했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크로스바를 두 차례 때린 것이 가장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벤투 감독은 "세트피스는 마지막 걱정거리다. 최종예선 8경기에서 득점을 했는데 1차전과 10차전에서만 골이 없었다. 득점을 위해서 (세트피스 외) 걱정이 많다. 골을 넣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세트피스가 당장의 걱정거리는 아니다"라면서 "UAE는 그동안과 다른 시스템으로 경기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는 목표(플레이오프 진출)를 위해 모든 것을 걸 것이라고 말했는데 우리 선수들에게는 그만큼의 야망이나 동기가 없었던 것 같다. 예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큰 값을 치렀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계속해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월드컵을 위해서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는 생각.
벤투 감독은 "나에게도 책임은 있지만, 선수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UAE전을 되짚어봐야 한다. 앞으로 UAE전처럼 하고 싶은지, 아니면 이란전(2대0 승)처럼 하고 싶은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경기가 아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결과는 물론 경기력, 태도 모두 실망스럽다. 마지막 경기에서 1위를 뺏겼다.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