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국립대병원인 화순전남대병원이 전산 시스템을 개편한다는 이유로 응급환자들의 진료를 제한해 빈축을 샀다.
지난달 31일 오후 1시 30분쯤 전남 화순 너릿재 인근 도로.
혈액암을 앓던 A(81·여)씨가 타고 있는 119구급차 1대가 갓길에 40분째 대기했다.
병세 악화로 119를 이용해 화순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가던 도중 병원으로부터 환자를 받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A 씨는 다른 병원을 수소문 한 끝에 출발 1시간 20여 분 만에 광주 북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화순전남대병원이 지난달 31일 시스템 개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응급 환자에 대한 진료를 일부 중단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A씨처럼 십여 명의 환자들이 화순 전남대병원 응급실을 찾으려고 했지만 모두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상급종합병원이 대책도 없이 응급 진료를 중단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한 환자의 가족 B씨는 "화순전남대병원 같은 3차 의료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체계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며 "코로나가 확산 속에 1차, 2차 의료기관이 못하는 부분을 3차 병원에서 감당해줘야 하는데 다른 이유도 아니고 내부 시스템 교체로 인해 응급환자을 못 받는다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화순전남대병원은 1일부터 시스템 교체로 인한 일부 진료 등이 지연되고 당일 진료가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지만 실제로는 지난달 31일부터 응급 진료 중단 등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화순전남대병원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광주시와 전라남도, 소방당국, 2차 병원 등에 미리 협조 공문 등을 보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