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무분별하게 자라면서 붕괴된 월성 모습. 주낙영 경주시장 페이스북 캡처문화재청과 경북 경주시가 신라 왕궁인 월성(月城)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벚꽃 800여 그루를 베어내자 일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경주시는 무분별하게 자생한 나무로 인해 토성이 심하게 훼손돼 성곽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지난해 월성에 있던 800여 그루의 벚나무를 베어냈다. 월성복원정비사업을 위해 궁궐부지 내에 자란 벚나무를 제거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두 기관은 경관 훼손 최소화를 위해 제거 대상을 월성 토성벽 밑 부분에서 윗부분까지 무분별하게 자란 나무 810그루로 제한했다. 제거 대상은 대부분 벚나무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비판여론도 제기됐다. '월성복원이라는 뜻에는 공감하지만 월성 복원까지는 수 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만큼 굳이 수목 제거를 서두를 필요가 있었느냐'하는 지적이다.
월성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나무 구조물을 설치한 모습. 주낙영 경주시장 페이스북 캡처특히 베어낸 나무 상당수는 수령이 수 십 년 이상인 고목이어서 벌목 후 오히려 월성의 경관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경주시의회 한영태 의원은 지난 1일 5분 발언을 통해 "경주시가 벚나무를 무분별하게 벌목해 월성 주변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경주시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자생적으로 군락을 이룬 벚나무 역시 우리의 역사로 볼 수 있다"면서 "벌목한 일부 나무들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명확한 자료가 없다. 일부가 우드슬랩으로 사용하기 위해 보관 중이라는 제보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경주시는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월성의 언덕은 단순한 구릉지가 아니라 신라왕궁을 방어하던 성곽으로 월성 수목 제거사업은 문화재청의 기초학술 조사 등을 통해 월성 방어벽인 외곽의 토성이 나무로 인해 심하게 훼손되고 원형이 손상되자 이를 제거하기 위해 추진한 불가피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토사유실 위험이 있는 구간을 보강해 성곽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방호시설인 '해자(垓子)' 등도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낙영 경주시장 페이스북 캡처이어 이번 사업은 문화재청장이 수립한 종합계획에 따라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경주시가 문화재청에 심의 의결을 요청해 승인을 받았고, 제거해 배출한 나무는 전량 파쇄했다고 덧붙였다.
경주시는 해당 업체로부터 임목폐기물 배출신고서를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주낙영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수목 제거 사업은 무분별하게 자란 잡목을 제거하고 토사유실 위험 구간을 보강해 성곽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