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의 모습.이성문 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표가 "대장동 사업은 성남 시민에게 개발 이익을 돌려준 것"이라며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4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공판에 이 전 대표를 불러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사업 추진과 이익금 분배 과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화천대유 사업 방식에 대한 변호인의 질문에 "김 회장님(김만배씨)이 '비싸게 팔면 안 된다, 성남시의 저분양가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도 그런 입장이었다"며 "평당 300만~400만 원 싼값에 분양했고, (시세와의 차이가) 33평 아파트 기준으로 1억 원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1900세대를 분양했으니까 1900억 원 또는 2천억 원 넘게 성남시민에게 이익을 돌려준 것"이라며 "지금 대장동에 입주한 사람 대부분이 성남 시민"이라고 주장했다.
'성남의뜰컨소시엄'의 출자금 구조는 △성남시 25억 △하나은행 등 5개금융사 21억 5천만 원 △천화동인 3억 △화천대유 5천만 원이다. 배당분배는 △성남시 1830억 △5개금융사 32억 △천화동인 3463억 △화천대유 577억원이다. 통상 출자금에 따라 이익금을 배분받는 것과 다른 사업 구조다. 성남시는 천화동인이나 화천대유보다 출자금을 더 내놓고도 더 적은 이익금을 챙긴 상황이다.
정영학 회계사. 연합뉴스
이날 재판에서는 대장동 개발 사업계획서와 화천대유 설립을 비롯한 실무는 정영학 회계사가 주도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화천대유 측 컨소시엄 사업계획서 작성을 누가 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주로 정영학 회계사가 했다"며 "정영학을 계속 만나긴 했지만 제가 특별히 역할을 많이 하거나 그러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누군가의 지시로 했다기보다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려면 어떤 회사가 필요한데, 정영학이 회계사이니까 법무사에게 맡겨서 (설립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대장동 사업계획서에 성남도공의 몫이 확정이익으로 고정돼 있었던 탓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초과 이익이 민간사업자들에게만 돌아간 상태다.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공 본부장 등에 대해 배임 혐의로 기소한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화천대유 등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이 2015년 2월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최대 주주인 성남도공의 이익은 1800억여원으로 고정돼 있다. 반면 민간사업자들의 택지개발이익은 3595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