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강원영동CBS <미션인터뷰>(주일 10:05~10:30)
■ 채널 : 표준 FM 91.5MHz, 91.9MHz(속초,고성,동해,삼척)
■ 진행 : 최진성 아나운서
■ 출연 : 박광순 대표(강릉소년소녀합창단)
강릉소년소녀합창단 박광순 대표. 최진성 아나운서
◇ 최진성> 봄이 되면 여러 풍경들 중 아이들의 모습 많이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도 있는데 우리 지역에서도 여러 팀들이 활동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 강릉 소년소녀 합창단 박광순 대표님을 모시고 봄 그리고 합창단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광순>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강릉 소년소녀 합창단을 지도하고 있는 박광순입니다.
◇ 최진성> 대표님도 음악인, 예술인이시다 보니까 계절마다 갖는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데 특히 봄은 예술인 분들에게도 굉장히 의미가 있잖아요.
◆ 박광순> 그렇죠. 봄이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고 예술 계통에 있는 분들 또 연주인들 같은 경우에는 정말 좋은 연주회들이 많이 기획되는 계절이기 때문에 한 해의 연주를 기획하는 시작점이구요. 굉장히 중요한 계절이죠.
◇ 최진성> 그런데 코로나가 찾아왔잖아요. 2년도 넘어버렸습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 가운데에서 특히 어린이 합창단의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활동도 동일하게 제약을 받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일단 강릉 소년소년 합창단 언제 창단했나요?
◆ 박광순> 창단은 2011년에 했습니다.
◇ 최진성> 소개를 더 들어볼 수 있을까요?
◆ 박광순> 네. 강릉 소년소녀 합창단. 강릉을 대표하는 어린이 합창단이라고 말씀드리면 될까요. 이렇게 말씀드리기에는 조금 부끄럽고요. 강릉의 아이들이 모여서 즐겁게 노래하고 그 모습을 무대에 올립니다. 그렇지만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즐겁게 하려고 해요. 저는 음악을 전공한 전문가니까 그 아이들에게 음악적인 것들을 덧입혀주고 그 무대에서 아이들의 에너지가 공연 활동으로 펼쳐지는 것을 목표를 두고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아이들이 좋아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무대를 만들다 보니까 박수 갈채도 많이 받게 됐어요. 무엇보다 강릉의 아이들이 참여하는 합창단이니까 '강릉 소년소녀 합창단으로 하자' 해서 창단을 하게 됐죠. 그리고 지금까지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단체가 점점 커지면서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합창곡 중에서도 조금 어려운 곡들을 하는 합창, 정말 아이답게 노래하는 합창, 춤추고 노래하는 쇼콰이어적인 것들도 하는 합창 이렇게 세 반으로 나눠서 운영을 했어요. 그때 인원이 100명 조금 넘었죠.
◇ 최진성> 연주회도 많이 가졌을 것 같아요.
◆ 박광순> 네. 원래 저희가 기본적으로 갖는 연주회는 연 1회 정기연주회 거든요. 1년 동안 재밌게 음악 안에서 뛰어놀고 잘 준비해서 한 번은 발표를 하자 해서 해오고 있죠. 그러면 부담이 없잖아요. 그러다가 의뢰가 들어오는 연주들이 한참 많이 잡히기 시작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행복했던 시기였던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게 아이들에게…
◇ 최진성>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은?
◆ 박광순> 이건 조금 심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많았어요. 그런데 또 너무 중요한 곳에서 초청 공연이 들어오면 거절하지 못하고 그랬는데 아련한 추억이에요. 지금은 정말 무슨 행사라든지 의미가 있는 자리에 초청 공연으로 아이들이 노래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합창 공연 자체가 어떤 행사도 그렇지만 없어졌기 때문에…
◇ 최진성> 그럼 단원들도 "선생님 우리 언제 공연해요?" 이렇게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겠어요.
◆ 박광순> 그럼요. 공연도 좋은 곳에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아주 멋있는 공연을 기획해 주는 게 선생님의 역할인데 2년 동안 무대를 한 번도 못 오르고 연습실에서 연습만 했어요. 미안한 감이 있죠. 그 아이들도 "선생님, 저희 공연하고 싶어요" 하면 저는 "이제는 언택트 시대야. 그래서 우리 코로나 때문에 대면으로 공연하는 것만이 아니고 잘 준비해서 영상으로 뭔가를 해보자" 하는데 또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선생님 저는 그거 싫어요" 이런 친구들도 있거든요.
◇ 최진성> 왜냐하면 직접 대면해서 하는 그 공연의 그 기분을 느꼈으니까.
◆ 박광순> 그런데 또 재미있어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찍고나서 "선생님, 이거 다시 할게요. 저는 마음에 안 들어요" 하면서요. 장점이 있잖아요. 편집할 수 있고… 그런데 공연장에서의 감동이라든지 관객들의 호응에서 오는 그 벅찬 감동을 느껴봤던 친구들은 그리워하죠. 그것을.
강릉소년소녀합창단 활동모습. 박광순대표 제공◇ 최진성> 강릉 소년 소년 합창단 단원들이 소치 패럴림픽 무대에도 섰네요. 동계 패럴림픽이요.
◆ 박광순> 당시에 한국을 대표하고 강원도를 대표할 만한 공연 콘텐츠들을 준비해서 갔거든요.
◇ 최진성> 왜냐하면 그 다음 올림픽이 평창 동계올림픽이었으니까.
◆ 박광순> 그때 '평창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었는데요. 평창 동계올림픽을 막 유치하려고 할 때 활동을 정말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때 평창의 꿈이라는 노래를 많이 불렀거든요. 그런데 그 곡이 폐막식 공연 콘텐츠로 채택됐고 평창, 강릉 지역에서 정말 활발하게 활동하는 합창단을 초청하면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는지 의뢰가 들어와서 모든 단원이 가지는 못했고 거기서 대표하는 단원들 몇 명 뽑아서 아주 영광스럽게 잘 준비해서 참여하게 됐죠. 정말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고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 최진성> 합창단 직접 창단을 하셨잖아요. 계기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강릉소년소녀합창단 활동모습. 박광순대표 제공◆ 박광순> 제가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 아이들과 이러한 음악을 하고 싶다' 라는 로망을 처음부터 갖고 아이들 지도를 시작했던 게 아니예요. 제가 강릉예총 어린이 합창단 지휘를 2003년부터 맡아서 7년 정도를 지도를 했는데 사임을 결정할 당시에 생각해보니 더 이상 할 게 없는 거예요. 아이디어도 없고 가르칠 건 다 가르쳐봤는데 '아이들이 나한테 뭘 배울 게 있지? 그렇다면 그만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에 대해 공부를 좀 더 해보고 싶어서 그만두고 한 2년 정도를 쉬었죠. 그러면서 떠올린 게 동요였어요. 리듬, 멜로디, 노랫말이 좋았고 그 노래를 아이들이 흥얼흥얼 부르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정말 맑아지고 좋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아이들이 동요를 가지고 하는 콘텐츠들이 공연, 방송 등에서 많이 행해져야 다른 친구들도 보고 따라 부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 아니에요. 한 2년 쉬어보니까 내가 가진 달란트를 다시 확인하고 또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그래서 하고 싶어졌죠. 강릉KBS '누가 누가 잘하나' 프로그램의 심사를 한 적이 있거든요. 동요 프로그램 제안서를 냈어요. 아이들에게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 공감은 해주셨지만 실제 진행으로는 안 이어지더라고요.
◇ 최진성> 진행이 잘 안 됐군요.
◆ 박광순> "그러면 일단 제가 창단을 해서 아이들 만들어서 활동을 하겠습니다" 하고 만들었어요. 그래서 저희 연주는 동요만을 가지고 하는 스테이지를 꼭 넣죠.
◇ 최진성> 연습하시는 영상도 찾아봤는데 가르치고 지휘하시는 입장에서는 진짜 보통 일이 아니겠다 생각이 드는데 아이들 지도하는 것 괜찮으세요? 어떠세요?
◆ 박광순> 어렵지는 않은 것 같고 가르치면서 저도 아이가 되는 것 같아요. 같은 눈높이로 대신 제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우는거죠. 음악을 가르친다기보다 제시해주고 가이드해주는 거예요. "해봐" 라고 했을 때 아이들의 말이 많아지죠. 자기 의견이 굉장히 많아져요. 근데 그걸 저는 굉장히 좋게 평가해 주는 편이고 선생님이 어떻게 지도하느냐에 따라서 합창단이라든지 수업이라든지 분위기는 정말 바뀔 수 있어요. 아이들이 즐거워서 마구 얘기하는 건 괜찮아요. 근데 그걸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줄 건지 그렇게 지도해 보니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창의적이고 배울 만한 것들이 여기저기서 막 터져 나와요. "이번 공연은 그러면 그래, 네가 얘기한 걸로 우리 준비해서 한 번 해보자"
◇ 최진성> 실제로 그렇게 해서 무대에 올리기도 하고요?
◆ 박광순> 저희가 여름에는 여름 캠프를 갔거든요. 조를 나누고 곡을 정해서 2박 3일 동안 그 곡에 집중해서 경쟁하는 시스템으로 하거든요. 마지막 날 조별 경연을 가져요. 자유 경연. "어떤 아이디어든 국한하지 않는다. 그 경연에서 1등한 콘텐츠는 정기 연주회 공연에 올리겠다" 하는거죠.
◇ 최진성> 단원들에게는 되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겠네요.
◆ 박광순> 엄청 났죠. 그래서 모든 캠프의 포커스가 거기에 맞춰졌어요. 아이들이 벌써 조 짜는 것부터 선배 단원이나 조장급 되는 단원들은 "선생님, 저희 조 짜는 거요. 조 이렇게 하는 거요. 저 이렇게 하고 싶은데요." 벌써부터 조별 경연에 대한 밑그림을 그립니다.
강릉소년소녀합창단 활동모습. 박광순대표 제공◇ 최진성> 준비를 해야 되니까.
◆ 박광순> 근데 저는 그 조별 경연을 제가 준비시킨 공연이 아니잖아요. 아이들끼리 만든 거거든요. 그것을 저는 정규연주회만큼 성대하게 치러주고 싶었어요. 감동을 받아서 펑펑 운 적도 있어요.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보면서 '내가 과연 저 노래를 아이들한테 일방적으로 지도를 했으면 저렇게 만들 수 있었을까' 절대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이런 것들을 아이들이 해내고 그런 장점이 있는 거죠. 이런 수업을 하면 어떤 선생님들은 정신 없어서 "저는 이런 수업을 원치 않습니다" 이런 분들도 계신데 장단점이 있을 거예요. 이렇게 하는 수업의 장점은 아이들의 의견을 활발하게 낼 수도 있고 또 단원 입장에서 정말 굉장히 커 보이는 저 선생님이 본인의 아주 작은 얘기들도 다 귀담아 들으려고 하고 묵살하지 않고 이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수업을 통해서 조금 침체 돼 있는 친구들이 합창단 와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조금 토라져 있는 듯한 아이들 있잖아요. 그런 친구들 보면 노래는 너무 즐거우니까 "너 어차피 우리랑 같이 나랑 같이 이렇게 노래하다 보면 어차피 스마일한 얼굴로 풀어질 수밖에 없어. 괜찮아" 그렇게 지도하죠.
어린이 합창단을 전혀 생각지도 않았고 지도하고 해 볼 거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제가 2003년부터 강릉에 와서 지금까지 하게 됐던 그 원동력이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제가 힐링을 받았었던 거죠.
◇ 최진성> 그래도 올해는 기대를 갖고 정기 연주회라든지 준비 꼭 하고 싶은 공연들도 있을 것 같아요.
◆ 박광순> 맞아요. 2년간 정규연주회를 못 했어요. 처음에는 '안 하는 게 맞다. 합창단의 욕심을 가지고 무리해서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 라고 판단했거든요. 2년을 안 했어요. 그러다보니 공연 단체가 공연을 안 하니까 목표점이 없이 달려가는 것 같은 느낌인거죠. 아이들한테도. 올해는 인원이 적어져서 좋은 공연을 올리고 싶은 지휘자로서의 욕심, 음악인으로서의 욕심이 있잖아요. 그 아이들을 지도하는 마음과는 또 다르게. 정말 멋진 공연을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올리고 싶다 라는 욕심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욕심은 100% 접어둬야 합니다. 인원이 너무 적기 때문에. 그래도 지금은 코로나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시기가 되다 보니까 올해는 아이들에게 몇 명이 오르더라도 공연장에서 우리가 그동안 연습했던 노래들을 관객들이 있는 곳에서 공연하는 그런 기회를 반드시 줘야 되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 최진성> 앞으로 강릉 소년소년 합창단의 모습,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모습 있으시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박광순 대표는 "아이들이 동요와 여러 곡을 즐겁고 순수하게 부르는 모습을 음악적으로 잘 다듬어서 다양한 공연으로 발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진성 아나운서◆ 박광순> 그냥 즐겁게 아이들을 모아서 하고 싶어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즐겁게 모여서 아이들이 노래하고 그러면서 저는 음악 분야의 전문가니까 노는 모습들을 음악적으로 잘 분배해서 합창도 음악 콘텐츠니까 즐거움과 긍정적인 아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이런 것들이 음악 콘텐츠를 통해서 공연으로 발산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내고 정말 아름다운 동요가 가지고 있는 그 동요 노래를 여러 가지 편곡이나 다각적인 시도를 통해서 활성화시키는 아이들의 공연이 활성화되는 그런 공연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보고 싶고 창단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금 남아 있는 단원들이 너무나 제 마음속에 귀하고 소중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아이들과 함께 또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고 한때 굉장히 활성화가 많이 돼서 합창단들이 많았잖아요. 지금은 거의 활동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아졌을 때는 너무 경쟁이 돼서 또 너무 싫다 라는 생각도 사실 조금 했었거든요.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너무 좋은 시기인 거예요. 정말 많은 아이들이 그 합창이라는 그 콘텐츠에 참여하고 있었을 때니까 다시 한 번 그런 날이 저희 합창단뿐만이 아니라 강릉에 있는 강릉에 있었던 많은 소년 소년 합창단들이 부활하고 공연을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고 준비해야 될 것 같아요.
◇ 최진성> 맞습니다. 더욱 더 뜨거워지는 또 활발해지는 강릉 소년소년 합창단의 모습 저희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올 한 해 합창단은 물론이고 또 맡고 있는 여러 가지 사역들 일들 잘 감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미션 인터뷰 강릉 소년소녀 합창단 박광순 대표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광순>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