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KBL 제공환하게 웃은 수원 kt 허훈. KBL 제공강을준 오리온 감독의 인터뷰에 웃음이 터진 최준용을 이대성이 바라보고 있다. KBL 제공"김선형 선수는 올해 FA가 되고, 다음 시즌이 끝나면 최준용 선수가 FA가 됩니다. 그 다음에는 안영준 선수 차례구요. FA 3명 중 한 명만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대성(고양 오리온)이 전희철 서울 SK 감독에게 던진 질문이다.
전희철 감독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제가 SK를 떠나겠습니다"라는 농담을 건네며 웃었다. 도저히 한 명만 고를 수 없다는 말을 돌려서 한 것이다.
7일 오후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1-2022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는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6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시리즈에 임하는 다부진 각오를 밝히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유쾌한 도발과 답변을 주고 받았다.
정규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의 돌발 질문에 백미였다.
이우석이 강을준 고양 오리온 감독에게 "따로 명언 공부를 하십니까?"라고 묻자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강을준 감독이 차분한 목소리로 "책을 굉장히 많이 본다. 가장 좋아하는 책은 만화책"이라고 답하자 더 큰 웃음이 터졌다. 뒤에 앉아있던 전희철 감독과 최준용(서울 SK)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평소 재치있는 인터뷰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전성현(안양 KGC인삼공사)도 빠지지 않았다.
전성현은 6강에서 맞붙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유도훈 감독을 향해 "감독님께서는 6강 보증수표로 불리시고 준우승도 하셨는데 저는 우승 반지가 2개 있어요. 우리가 이기면 제 반지 하나 드릴까 하는데 받으실 의향이 있으신가요?"라는 애교 섞인 질문을 던졌다.
유도훈 감독은 "뭐 하여튼, 준다니까 고마운데 우승반지는 우리 김낙현 선수에게 받고 싶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이렇게 서로 주고 받는 질문은 선수들이 미리 준비한 것이다. 허훈(수원 kt)과 이대성은 팬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짓궂은 질문을 준비했다며 여러 차례 양해를 구했고 그때마다 감독들도 즐거워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6강 맞대결과 관련한 중요한 질문도 있었다.
허훈은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에게 "몇년 전에 이대성 형과 라건아 선수가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를 했는데 지금까지 후회하신 적은 없나요? 정말 궁금합니다"라고 물었다.
2018-2019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챔피언결정전 MVP로 등극했던 이대성은 2019년 겨울 전주 KCC로 이적했고 지금은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과 맞붙는다.
유재학 감독은 "후회 많이 한다. 그 당시 상황으로는 팀 입장이나 감독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단행했다"면서도 "그렇게 해서 새 얼굴들이 많이 들어왔고 그런 면에서는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대성이 떠난 자리에 들어온 대표적인 새 얼굴이 바로 이우석이다. 두 팀은 플레이오프가 개막하는 9일 울산에서 5전3선승제 6강 첫 경기를 치른다.
반대 대진에서는 KGC인삼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