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사고가 난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S-92 헬기.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추락한 해경 헬기는 최근 3년간 수십 건의 고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바닷속에 가라앉은 헬기 동체를 인양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다.
8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추락 사고가 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S-92 헬기는 미국 시콜스키사(社)에서 2014년 2월 제작했다. 해경은 같은 해 3월 헬기를 도입했다.
내구연한(원래 상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26년으로 비교적 최신식 기체다.
다만 최근 3년간 28건의 결함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에 따르면 고장 이력은 2019년 5건, 2020년 8건, 지난해 14건, 올해 1건으로 매년 꾸준히 고장이 발생한 것이다.
비교적 최근 발생한 고장 이력은 올해 3월 6일 헬기 내 비행관리시스템 두 기 중 한 기에 대한 부품 결함이었다. 해경은 정비를 벌여 8일 후인 3월 14일 다시 헬기를 현장에 투입했다.
해경에는 S-92 헬기 두 개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지만,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해경 관계자는 "해당 헬기에 대해서는 매일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비행 전에도 점검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 또 주기별‧사용시간별로 엄격하게 정비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종자 수색작업 모습. 제주해경청 제공사고 당시 초속 2~4m의 바람이 불고, 가시거리는 9.26㎞로 기상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고 원인으로 기체 결함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해경은 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헬기 동체 인양을 하기로 했다.
우선 해경은 해군 문무대왕함과 광양함에 설치된 수중탐색장비(소나) 등을 이용해 동체 위치를 파악한다. 이후 위치가 확인되면 크레인을 이용해서 동체를 육상으로 옮겨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간에 이어 야간에도 실종자 1명에 대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32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370㎞ 해상에서 기장, 부기장, 전탐사, 정비사 등 4명을 태운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호)가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지난 7일 대만 해상에서 실종된 교토1호의 한국인 선원 6명을 구조할 인력 6명을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내려준 뒤 이륙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추락 사고가 났다.
헬기는 함정에서 이륙할 경우 저고도로 활주(수평) 비행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륙 직후 30초~40초 사이에 사고가 난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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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로 부기장인 정모(51) 경위와 전탐사인 황모(28) 경장이 숨졌다. 정비사인 차모(42) 경장은 실종됐다. 기장인 최모(47) 경감은 인근에 있던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구조됐다.
최 경감은 골절과 의식저하 등의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고로 부상을 입은 최 기장과 숨진 정 부기장은 비행 경력이 각각 24년, 23년으로 베테랑이다. 평소 해경 원거리 광역 수색을 맡는 등 비행 경험이 풍부하지만 추락 사고를 당했다.
특히 숨진 황 경장은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