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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뮤지컬 '아몬드'가 묻는다…"공감이란 뭘까"

공연/전시

    [현장EN:]뮤지컬 '아몬드'가 묻는다…"공감이란 뭘까"

    뮤지컬 '아몬드'

    손원평 작가 동명 베스트셀러 무대화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5월 1일까지

    뮤지컬 '아몬드' 중 한 장면. 라이브 제공 뮤지컬 '아몬드' 중 한 장면. 라이브 제공 창작 뮤지컬 '아몬드'가 지난 2일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개막했다. 4년의 준비 끝에 초연하는 '아몬드'는 국내에서 90만 부가 팔리고 20개국에서 출간된 손원평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무대화했다.

    이 작품은 뇌 속 편도체 이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윤재'가 주인공이다. 유일한 가족인 엄마와 할머니를 '묻지마 살인'으로 떠나보내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가 주변인들과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원작자인 손원평 작가는 영화사들의 수많은 러브콜을 뿌리치고 뮤지컬 제작사 '라이브'와 손잡았다. 원작이 너무 유명해서 작품에 참여하는 창작진과 배우들의 부담감이 컸을 터.

    김태형 연출은 8일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린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에서 "영화, 드라마, 소설을 무대화하는 작업을 종종 해왔지만 소설의 장면과 대사, 서사를 그대로 옮긴 건 처음"이라며 "원작을 읽은 사람들이 '소설과 똑같다'고 느꼈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도 짚었다. 김 연출은 "요동치고 끓어오르는 감정을 꾹꾹 누르는 배우의 모습이 오히려 감정 이입하게 만든다"며 "주변인물과 부대끼면서 차츰차츰 감정을 공감하는 법을 배우는 윤재를 통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의 이성준 작곡가가 맡았다. 이 작곡가는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말하듯이 노래하고 노래하듯이 말한다'였다"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잃지 않도록 곡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라이브 제공 라이브 제공 감정 표현 불능증(알렉시티미아)을 앓는 윤재 역은 문태유와 홍승안이 맡았다. 홍승완은 "윤재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나에게 말하는 사람을 그저 바라본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했다. 문태유는 "무대에서 웃음과 울음을 참지 못하는 편이라 애를 먹었다. 오디오북 듣듯이 감정을 싹 빼고 대본의 활자를 그대로 읽었다"고 했다.

    윤재가 1인칭 시점에서 독백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원작과 달리 뮤지컬은 '곤이'와 '도라' 캐릭터를 또다른 주인공처럼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곤이(이해준·조환지)는 어린 시절 납치된 후 입양과 파양, 소년원 등을 거치며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소년이고, 도라(임찬민·송영미)는 '또라이'로 불리지만 육상 선수를 꿈꾸는 당차고 순수한 소녀다. 윤재와 곤이, 도라는 친구가 되면서 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성장한다.

    임찬민은 "도라는 평가보다는 공감이 필요한 사람이다. 윤재와 교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부러지는 것만이 아니라 살짝 휘는 것이 답일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영미는 "연습하면서 '윤재를 웃게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며 "윤재와의 첫사랑을 통해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구나', '성장한다는 건 누군가를 품어준다는 것을 의미하는구나' 깨달았다"고 말했다.

    조환지는 "'곤이는 착하고 순수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극중 서사를 충실히 따르다보니 오히려 곤이가 윤재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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