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 속 미국이 공격적 긴축 행보를 예고한 상황 속 국내 채권·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 위축 현상이 지속적으로 감지된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액은 1년여 만에 감소했고, 주식시장에서도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는 '셀 코리아' 흐름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3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액은 전날 기준 218조 4591억 원으로, 지난달 말 집계치 222조 5491억 원보다 4조 900억 원 줄었다.
해당 잔고액은 지난해 9월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돌파한 뒤 지속적으로 불어났지만, 올해 2월부터 증가세가 둔화되다가 이번에 1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의 국내 국채, 통안증권, 은행채 등의 통합 보유 잔고액을 의미하는 이 집계치는 만기 상환분까지 반영하는 것이어서 줄어든 액수만큼 채권을 그대로 팔아치운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꺾인 것은 맞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채권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 같은 외국인 투심 위축 현상은 인플레이션 경계감 확대로 기준금리가 급속도로 올라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채권금리 동반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통화 긴축 행보가 본격화 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의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중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39억 3천만 달러가 순유출 됐다.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약 4조 7635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2개월 연속 순유출 기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2조5200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