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취임식 공식 엠블럼. 박종민 기자·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공식 엠블럼이 죽은 사람을 할 때 쓰는 '사동심결' 모양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난감한 모양새다.
12일 준비위는 입장문을 내고 "축제의 장이 돼야 할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에 대한 억측을 해소하고자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며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준비위는 전날 취임식 슬로건과 엠블럼을 공개하면서 "이번 엠블럼은 태극기와 동심결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것으로, 과거의 모든 갈등과 얽힌 것들을 풀어내고 하나로 다시 묶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함축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 직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대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 설명-사동심결 매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이내 논란이 커졌다.
작성자는 준비위가 공개한 엠블럼이 죽은 사람을 염습할 때 쓰는 '사동심결'과 유사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알고 쓰는지, 일부러 쓰는지, 누가 디자인한 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생(生)·사(死) 동심결 매듭
생(生)동심결 매듭
동심결(同心結)이란 영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누구나 쉽게 맺을 수 있는 매듭으로 사주단자를싼 사주보, 보석함 비녀함 등을 쌀 때 생동심결 매듭을 3개 연달아 맺어 아래위로 끈을 길게늘어뜨려 묶기도 하며, 회갑, 진갑용 폐백보 싸개끈으로도 맺고, 가롓날 가마섶에 매달기도 한다.주로 길일에 쓰이는 물건에 이용되었다.
사(死)동심결 매듭
생동심결 매듭을 맺고 맺어진 생동심결 매듭을 뒤집어 다시 한번 맺으면 사동심결 매듭이 된다. 생동심결 매듭에서 보이는 양쪽 2개의 작은 귀의 날개가 없어진다 하여 사동심결매듭이라 한다. 죽은 사람의 유품을 싸서 불태울 때 쓰인 매듭으로 죽은 사람을 염한 다음 마지막 당의를 입히고 허리를 맬 때 쓴다.
전통 매듭 방식인 '동심결'은 산 사람, 결혼 등 길일에 쓰이는 '생(生)동심결'과 죽은 사람 염습에 쓰는 '사(死)동심결'로 구분된다. 4개 매듭을 둘러싼 날개가 있으면 '생동심결', 없으면 '사동심결'이다.
이 글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급속히 퍼졌다. 일각에선 윤 당선인의 '무속 논란'을 언급하며 "무속과 관계가 의심되는 정권이다", "악령(액운)을 꽁꽁 묶겠다는 뜻인지",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생동심결(왼쪽), 사동심결(오른쪽). 커뮤니티 캡처 이와 관련해 한국 무형문화재 '매듭장' 측 A씨는 1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오해할 소지가 충분히 있음을 인정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두 매듭의 가장 큰 차이는 '고' 여부"라면서 "중앙에 동그랗게 꽃잎처럼 나온 것을 '고'라고 하는데, 윤 당선인 취임식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엠블럼은 사방으로 퍼진 귀퉁이에 무늬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이라면 헷갈리거나 충분히 오해할 수 있겠지만, 전문가들이 보면 여지없이 '사동심결' 매듭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준비위는 이같은 지적에 "일각에서 취지·의미를 과도하게 왜곡해 매우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축제의 장이 돼야 할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에 대한 억측을 해소하고자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장례 치르겠다는 뜻인가 보다"라면서 "전통 매듭 전문가도 엠블럼 문제를 지적했는데 이 의견까지 (준비위는) 억측이라고 했다. 억측이라는 게 입장이라면 그냥 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