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사망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왼쪽)와 조현수(30)가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도주한 지 4달동안 도주행각을 벌여오던 이은해와 조현수는 검찰이 공개수배한 이후에도 은신처 인근 거리를 활보하다 전철역 부근 CCTV에 포착되면서 꼬리를 밟힌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초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 인근을 돌아다니는 이은해와 조현수를 이면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통해 확인했다. 이 이면도로는 이들이 숨어지낸 오피스텔 근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은해와 조현수의 수사 서류와 진술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은신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포위망을 좁혀가며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경찰은 삼송역 인근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인상착의가 비슷한 두 명을 포착, 이들의 은신처가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 단지쯤일 것으로 감을 잡고 포위망을 좁혔다.
이은해 일행의 은신처가 파악된 뒤로는 경찰수사력이 이들의 정확한 은신장소를 파악하기 위한 주변 탐문조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탐문조사에 착수하자마자 두 명을 검거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이들을 목격했다는 목격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간이 흐르자 경찰은 수사의 방향을 틀어 이은해 지인을 설득하는 전략을 병행했다.
경찰은 탐문수사를 지속해 가는 한편으로 지명수배 이후 신뢰관계를 쌓아가던 이은해의 아버지를 접촉, 아버지로부터 "딸이 자수하려고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은 즉각 아버지를 설득해 이은해와 조현수가 오피스텔 건물 복도로 나오도록 설득하도록 했다. 경찰은 해당 오피스텔 건물 복도에서 조현수를 체포한 데 이어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 이은해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은신처인 오피스텔이 몇 동인지까지 특정한 상태에서 이은해 아버지로부터 자수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오피스텔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체포할 수도 있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어 안전한 방법으로 체포했다"고 체포과정을 설명했다.
체포 당시 이은해와 조현수는 4개월간의 긴 기간동안 경찰의 눈을 피하며 피신해온 탓인 지 야위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수배된 이후로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은신처였던 오피스텔 내부에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 서너 상자가 있을 뿐 집기류 등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해는 "지난해 12월 도주했을 때부터 이 오피스텔에 있었느냐"는 물음에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