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의도적인 오독인가'
청와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법안에 대한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들 사이에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되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당내 강경파들 사이에서 '의도적 오독'을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올 정도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김오수 검찰총장을 청와대로 불러 70분간 의견을 경청한 뒤에 김 총장에게 직을 유지하며 적극 중재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이어 "국회 입법도 국민을 위한 개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에 담긴 문 대통령의 의도는 "검찰은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더불어민주당도 법안을 연구해 좋은 결론을 내라"는 중재의 뜻이었다고 청와대 참모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런데 강경파들과 언론 일부가 검수완박 법안을 임기 내에 밀어붙이라는 뜻이라는 식으로 '오독'을 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메시지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맥락을 읽어보면 그 속에 담긴 뜻은 중재"라며 "이런 엇갈린 반응이 나올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법률가 출신인 문 대통령은 법안의 여러 내용과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무수석실 등을 중심으로 여러 참모들이 부지런히 당에 의견을 전하며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문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검수완박' 법안 입법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특히 김오수 검찰총장이 제안한 수사권 박탈을 전제로 한 수사지휘권 부활과(이른바 '금태섭 안'),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제한적 수사권 등을 청와대 내부에서도 활발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중재 노력 와중에 지난 20일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치되며 배수진을 치는 등의 움직임이 포착되자 청와대 관계자들이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앞으로도 문 대통령은 최대한 국회의 입법 활동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청와대 참모진들을 중심으로 하는 중재 노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일부 참모진들은 문 대통령의 임기를 불과 며칠 앞두고 법안에 대한 '거부권의 시간'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중재를 위한 물밑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